'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이 보여준 권선징악의 '교과서'(리뷰)

입력 : 2016-04-26 08:06:1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권력 앞에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었다. 그렇게 다시 현실과 타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그의 '설계'였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25일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배효진 아동학대사건에 임하는 조들호(박신양)와 신지욱(류수영), 그리고 악덕 원장 강자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선 3차 공판기일에서 유치원생 서연이의 진술을 받아내며 배효진(송지인)의 누명을 벗겨낸 조들호. 그렇게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심지어 공판이 끝난 뒤 강 원장을 불러 세우며 "살면서 고약하고 못된 악질들을 많이 보는데 당신이 탑3 안에 든다"며 시원한 복수의 발언까지 날렸던 터.
 
그러나 강 원장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녀는 편안한 표정으로 조들호에게 밤길을 조심하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재판에서 이긴다면 양복 한 벌 사주겠다는 시시콜콜한 농담을 건네며 조들호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정작 가장 분을 삼켜야 했던 인물은 다름 아닌 신지욱. 그는 중요한 순간마다 '한수 위'의 실력으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 조들호가 원망스러웠다. 그러던 중 금산의 김태정(조한철) 변호사가 자신을 찾아왔다. 조들호에 대한 복수심에 '열일'을 하고 있던 신지욱은 돌아가라고 말했지만, 김태정이 가져온 것은 조들호를 한 방 먹일 수 있는 자료들이었다.
 
이은조(강소라)와 황애라(황석정)는 4차 공판기일에 앞서 증인들을 하나 둘 모으며, 승기 굳히기에 들어섰다. 다행히 강 원장의 '쓰레기죽' 사건을 알고 있던 증인들은 순순히 증언을 하겠노라 응했고 그렇게 4차 공판기일이 순조롭게 열리게 됐다.
 
그런데 이상했다. 법정에 들어선 증인들은 사전에 협의된 것과 달리, 일제히 강 원장에 편에 서서 위증을 하기 시작한 것. 조들호는 "위증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증인들에게 말했지만 그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 '자료'를 받은 신지욱은 앞서 강 원장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조들호와 황애라가 유치원에 위장 취업을 했다는 사실을 접수, 이를 증언했다.
 
빼도박도 할 수 없는 증거에 조들호는 당황했고 아이들이 손수 그린 급식 그림을 증거로 제출하며 호소했지만, 분위기는 신지욱 쪽으로 상당부분 넘어간 상황이었다. 그렇게 절망만 느낀 채 4차 공판도 끝이 났지만, 더 큰 시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판 때문에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었고 이 모든 일들을 조들호의 탓으로 치부했다.
 


심지어 학부모들은 단체로 조들호를 찾아가 "강 원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어라"라고 말하며 그를 압박했다. 진실을 바로 잡으려 노력했다는 것에는 떳떳했던 조들호였지만, 결국 자신이 벌인 일로 학부모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자 그는 결국 강 원장에게 사과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태어나도 단 한 번도 타인에게 무릎을 꿇어본 적이 없었던 조들호는 작은 소극장으로 강 원장을 불러내 사과했다. 이내 무릎까지 꿇은 조들호는 교묘하게 강 원장의 잘못을 언급하면서도 자신을 낮추는 고도의 화법으로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다. 결국 화가 터져버린 강원장은 자신의 본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며 조들호를 조롱했다.
 
이 때 소극장 무대의 커튼이 걷히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조들호의 사무실 직원들은 물론, 다수의 학부모들과 심지어 신지욱을 포함한 원고 측의 관계자들까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것. 조들호가 기지를 발휘했던 것이다. 강 원장은 자신이 속한 원고 측 검사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되고 말았다.
 
조들호의 계획으로 모든 혐의를 스스로 뱉어버린 강 원장은 혐의가 입증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강 원장은 아이들이 손수 보낸 편지를 읽으며 눈물로 자신의 죄를 뉘우쳤고 재산의 사회 환원은 물론, 유치원을 배효진에게 넘겨주겠다며 아이들을 위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악마와도 같았던 마이클 정(이재우)을 놓치며 권력 앞에서 무릎 꿇어야 했던 조들호. 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과거의 경험은 그를 절치부심하게 만들었고 결국 모든 것을 옳은 방향으로 되돌려 놨다.
 
반면 이은조는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이다. 조들호를 도와 재판을 승리로 장식했고 또 진심으로 조들호를 존경하는 그녀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출의 이자도 제대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샌드위치 가게 아르바이트를 구해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조들호를 조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와 한 배를 타야하는 그녀다.
 
신지욱은 또 무릎을 꿇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가며 조들호를 이겨보려 하지만 번번히 역부족이다. 심지어 소극장에서 펼쳐진 조들호의 기지에 강 원장을 직접 체포하며 자신의 패배에 쐐기를 박기도. 구겨질대로 구겨진 자존심이다.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는 전 부인 장해경(박솔미)과 딸 문제로 다시 한 번 갈등을 가지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전개가 예고됐다. 힘들 때마다 딸 수빈이를 떠올리며 애틋한 부성애를 보였던 조들호인만큼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