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사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故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이 55년 만에 디지털로 복원된다.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에서 디지털 복원작 '오발탄'의 언론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준형 한국영화사연구소장, 조소연 보존기술센터장, 유 감독의 미망인 박근자 여자가 참석해 2년간의 복원 작업 과정과 소감 등을 전했다.
조준형 소장은 “‘오발탄’은 한국영화사의 대표적인 걸작”이라며 “사실상 한국 영화사의 전설과도 같은 영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1950년대 전후 한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려냈다고 생각한다”며 “아노미 시대와 같이 이데올로기가 교차된 시기에, 시대 정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리얼리즘의 표본이다”라고 치켜세웠다.
복원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도 소개됐다. 조소현 센터장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먼저 필름의 기본적인 보수와 세척 작업부터 진행된다. 이후 화면과 음향에 대한 디지털 스캔 작업을 거친 뒤 프레임 단위로 화면 복원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존에 있던 영어 자막을 제거, 관람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지웠냈다는 점에서 놀라운 기술적 발전이 있었다고 자평한다”고 전했다.
유현목 감독은 지난 2009년 세상을 떠났다. 박근자 여자는 “그와 함께 자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며 “오늘날 기술의 발전으로 '오발탄'이 부활됐다는 것 자체가 감동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 1961년 제작된 '오발탄'은 전쟁의 상흔과 피폐함, 그로부터 기인한 당시 사람들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 한국영화 리얼리즘의 대표작으로 평가됐지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됐던 영어 자막 원본만 남아있었다.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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