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김갑수는 야망 앞에 눈이 멀었고, 모든 방해요소를 잔인하게 처단하고 있다. 그의 악랄한 행동은 악역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장해경(박솔미)에 이어 장신우(강신일)마저 위험에 빠뜨리는 신영일(김갑수)과 김태정(조한철), 이에 저항하는 조들호(박신양)의 모습이 그려졌다.
페이퍼컴퍼니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횡령죄 누명을 써야했던 장해경은 가까스로 구속 수사에서 풀려났다. 앞서 조들호가 언론을 이용해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장해경은 "정말 (약속대로) 꺼내줬네"라고 고마워하며 이혼 전 자신이 했었던 오해들을 고백하며 사과를 전했다.
평온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 타깃은 금산의 대표이자 장해경의 아버지인 장신우. 자신의 성공과 야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제거하려는 신영일에게 장신우는 껄끄러운 존재. 과거에는 정회장(정원중)과 함께 한 배를 탔던 동반자였지만, 정회장이 뇌출혈로 쓰러진 와중에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장신우가 달가울리 없었다.
신영일이 이용한 인물은 금산의 변호사 김태정이었다. 겉으로는 장신우에게 고개를 숙였던 김태정이지만, 뒤에서는 신영일의 지시를 받아 금산의 매출 기록부를 넘겼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선임료를 물고 늘어지려는 신영일의 계획이었다. 신영일은 금산의 대표 자리를 약속하며 김태정을 유혹했고 김태정 또한 권력 앞에서 이성이란 없었다.
신영일에게 지시를 받고 장신우를 체포한 신지욱(류수영)의 모습이 의외였다. 그동안 신지욱은 깐깐하긴 했지만 '범죄 증오자'라고 불릴 만큼 정의 앞에서는 누구보다 깨끗한 그였다. 그런 점에서는 조들호 또한 그를 인정했고 존중했다.
그러나 이날 신지욱은 달랐다.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인지했지만, 정회장과 금전적으로 가장 많이 연루가 돼있는 인물이 아버지 신영일인 것을 알고 있는 와중에 아버지의 반대편에 서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장신우 또한 이를 언급했다. 반쯤 이성을 잃은 듯한 신지욱의 심문을 담담히 받던 장신우는 "신 검사. 자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가. 자네 아버지의 뜻인가. 난 오랫동안 자네를 지켜봐 왔네. 자네 눈빛이 변했어. 자네 아버지에 대해서 뭔가를 알게 된건가"라는 말로 신지욱을 멍하게 만들었다.
조들호 또한 가만있지 않았다. 신영일이 지인 세 명을 이용한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배대수(박원상) 황애라(황석정) 등의 도움을 받아 해당 인물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설명했다. 또 옳지 않는 일이라고 설득하며 그들의 마음 또한 돌려냈고, 반등의 발판을 다져놨다.
한편 신영일과 김태정으로 인해 장신우는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체포에 대한 스트레스는 물론, 김태정이 "이제 대표직의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사악한 본색을 드러내자 충격을 받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정회장 또한 신영일로 인해 뇌출혈로 쓰러진 상황.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두 인물과 사악하게 웃고 있는 신영일의 모습은 섬뜩함까지 자아냈다.
그동안 정회장의 권력을 이용해 횡포를 일삼았다면, 그의 조력자였던 신영일은 한 술 더 뜨고 있다. 사실상 정회장을 꼭두각시처럼 부려 먹으며 자신의 기반을 천천히 다져왔던 셈이다. 유능한 검사였던 그는 이제 이성을 잃은 듯 하다. 조들호가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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