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평범한 일상 속 캐릭터가 그려내는 공감대는 물론, 짠내나는 로맨스로 보는 이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 시청자들은 '월요병을 이겨내는 드라마'라고 표현할 만큼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또 오해영'이 이 같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tvN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또 오해영의 키워드를 짚어봤다.
■ [#공감] 평범한 여성을 그리다
"공감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극 중 '그냥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의 생각이다. 그녀의 생각은 드라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냥 오해영은 화려한 외모를 가지지도, 금수저도 아니다. 퇴근 후엔 츄리닝을 입고 캔맥주를 들이키며 TV를 보는 평범한 여성이다.
서현진은 "여자들이 혼자 있을 때에는 생각보다 예쁘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며 "시청자 분들이 그런 평범한 면들을 보면서 '측은지심'으로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드라마의 인기를 돌아봤다.
성장물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랑이 겁난다는 이유로 '밀고, 당기고, 쟀던' 오해영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있다. 드라마 속 동화 같은 사랑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시청자들이 '폭풍 공감'하며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드라마를 지휘한 박호식 CP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굳이 화려함이 없더라도 담백한 이갸기와 전개를 '또 오해영'의 인기 요소로 꼽았다.
박 CP는 "잘난 모습의 남을 바라보기보다는, 나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 [#반전] 예상치 못했던 흥행
"이 정도 일 줄 몰랐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사실 '또 오해영'은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톱배우가 출연한 것도, 대단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드라마도 아니었다.
극 중 박도경 역할을 맡은 에릭의 '시청률 공약'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에릭은 지난 4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3%가 넘는다면 시청자 세 분을 추첨해 촬영장소인 교도소로 모시고 싶다"며 독특한 공약을 내세웠다.
한달이 지난 지금. '또 오해영'은 tvN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2%를 조금 넘는 시청률을 보였던 첫 방송은 상승세를 타며 8회 기준 7.798%를 넘어섰고, tvN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키던 '치즈인더트랩'까지 제쳤다. 당시 '치즈인더트랩'은 9회 방송분에서 7.1%을 기록했다.
그래서 더 값지다. 연출과 대본, 배우들이 오롯이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2회 연장 방송까지 결정됐다.
18회 방송 중 8회가 방영됐다.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또 오해영'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사진=부산일보 DB, '또 오해영'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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