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③] '단짠단짠…' 시청자 웃고울린 명대사 BEST 5

입력 : 2016-05-31 08: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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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고 있는데 남 이야기 같지가 않다. 그만큼 공감간다. 게다가 달달하기까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는 시청자들의 생각이다.
 
그 힘은 대본에 있다. 극본을 맡은 박해영 작가는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담담하고 솔직한 느낌의 대사로 보는 이들을 극에 몰입시키고 있다. 서현진 에릭 등의 출연진들도 "대본에 충실하고 있다"고 입을 모을 정도.
 
극의 중반부를 지나는 현재, 뇌리에 깊게 박혔던 명대사들을 모아봤다.
 
■ "그게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니야"…위로보다 따뜻했던 한 마디.
 
슬픈 일이 생기면 사람은 누구나 위로 받길 원한다. 그러나 때로는 의미 없는 위로보다는 솔직한 한 마디가 더 낫다. 박도경(에릭)이 그랬다. 그는 결혼식 전날 차였다며 아무 일도 아니라고 위로해달라는 그냥 오해영(서현진)의 말에 직설적인 말을 던졌다.
 
박도경은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세상이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쫓겨난 우주에서 아양 떨면서 빌붙어 살아야하는 기분. 그게 어떻게 아무렇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리곤 "난 결혼식 당일 차였어. 한 대 맞고 쓰러진거니까 조금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라고 덧붙였다. 같은 상처를 지닌 남자의 진심어린 조언에 오해영은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 "차일 때까지 사랑해보자"…후회없는 사랑을 다짐하다.
 
결혼을 약속했던 한태진(이재윤)과 아픈 이별을 경험한 그냥 오해영은 더이상의 사랑이 두려웠다. 그러나 박도경을 만나고 그의 솔직한 모습을 보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해영은 화창한 오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생각해보면 '다 줄거야' 하고 원 없이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항상 재고, 마음 졸이고, 나만 너무 좋아하는거 아닌가 걱정하고"라고 되뇌이며 자신의 지난 날을 반성했다.
 
이어 "이제 그런 짓 하지 말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발로 차일 때까지 사랑하자. 인생에 한 번쯤은 그런 사랑 해봐야 하지 않겠니"라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솔직해지기로 다짐한다.
 
■ "먹는 모습 예쁜데?"…심쿵 멘트의 '끝판왕'
 
동거 아닌 동거로 '옆집 사람'이 된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 이들은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매력을 느끼고 어느새 알 수 없는 감정도 싹트기 시작한다.
 
늦은 오후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먹는 오해영을 바라보면 박도경은 "먹는 모습 예쁜데?"라고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다. 오해영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결혼할 뻔한 남자가 그랫다며. 먹는 모습이 꼴보기 싫어졌다고"라며 허둥지둥 둘러댔다.
 
눈치 백단 오해영은 "왜 변명하는데?"라고 물었고 박도경은 "네가 '심쿵'한 것 같아서"라고 대답하며 서로 묘한 감정을 느꼈다.
 
오해영은 "내가 이런 걸로 심쿵할 줄 아나?"라고 중얼거리며 음식을 계속 먹었지만 당황한 나머지 국수를 '흡입'해 웃음을 자아냈다. 
 


■ "나는 절대 갈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보통 사람'의 공감
 
그냥 오해영은 언제나 열등감에 빠져 살았다. 미모는 물론, 똑똑하고 운동도 잘하는 예쁜 오해영(전혜빈)과 학창시절을 보내며 항상 비교가 됐고, 훗날 성공한 사업가 한태진을 만나 반전을 만드나 싶었지만 결국 그에게도 차였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박도경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예쁜 오해영이 다시 나타나 그의 마음을 흔든다. 이쯤되면 그녀의 열등감은 '감정'이 아닌 '현실'이다.
 
그녀는 "1급수에 사는 물고기와 3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서로 만날 일이 없다. 1급수였던 예쁜 오해영은 1급수의 남자들을 만났고, 3급수였던 나는 3급수의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또 "결혼을 하기로 했던 태진 씨는 내가 만난 남자 중에 3급수가 아니었던 유일한 남자. 그도 결국 자기 급수의 여자를 찾아갔던 걸까. 박도경이 사랑했던 여자가 예쁜 오해영이었다는 걸 안 순간 그도 1급수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낙담했다.
 
이상과의 괴리를 느꼈던 그냥 오해영의 대사는 20, 30대 청년들의 공감을 자아냈다는 평이다.
 
■ "그러다가 행여나 좋아질까봐"…'감정 호구' 박도경의 고백
 
박도경은 언제나 무뚝뚝하다. 그에게도 예쁜 오해영에 대한 아픔이 있기 때문. 그는 좀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그냥 오해영은 그에게 '감정 호구'라고 부를 정도.
 
그러나 박도경은 그냥 오해영을 보며 자신의 흔들리는 감정을 느낀다. 철 없는 모습을 보며 피식 웃기도 하고, 불쌍한 모습에 짠하기도 하다.
 
그는 자꾸만 미래가 보이는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말했다.
 
"짠해서 미치겠어요. 내가 던진 돌에 맞아서 날개가 부러졌는데 바보처럼 내 품으로 날아들어오는 새 같아요. 빨리 나아서 날아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든 빨리 낫게 해서 날아가게 해주고 싶은데. 그러다가 행여나 좋아질까봐."
 
박도경은 바보 같지만, 솔직한 그냥 오해영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그리고 그 감정은 사랑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또 오해영'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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