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고 있는데 남 이야기 같지가 않다. 그만큼 공감간다. 게다가 달달하기까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는 시청자들의 생각이다.
그 힘은 대본에 있다. 극본을 맡은 박해영 작가는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담담하고 솔직한 느낌의 대사로 보는 이들을 극에 몰입시키고 있다. 서현진 에릭 등의 출연진들도 "대본에 충실하고 있다"고 입을 모을 정도.
극의 중반부를 지나는 현재, 뇌리에 깊게 박혔던 명대사들을 모아봤다.
■ "그게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니야"…위로보다 따뜻했던 한 마디.
슬픈 일이 생기면 사람은 누구나 위로 받길 원한다. 그러나 때로는 의미 없는 위로보다는 솔직한 한 마디가 더 낫다. 박도경(에릭)이 그랬다. 그는 결혼식 전날 차였다며 아무 일도 아니라고 위로해달라는 그냥 오해영(서현진)의 말에 직설적인 말을 던졌다.
박도경은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세상이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쫓겨난 우주에서 아양 떨면서 빌붙어 살아야하는 기분. 그게 어떻게 아무렇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리곤 "난 결혼식 당일 차였어. 한 대 맞고 쓰러진거니까 조금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라고 덧붙였다. 같은 상처를 지닌 남자의 진심어린 조언에 오해영은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 "차일 때까지 사랑해보자"…후회없는 사랑을 다짐하다.
결혼을 약속했던 한태진(이재윤)과 아픈 이별을 경험한 그냥 오해영은 더이상의 사랑이 두려웠다. 그러나 박도경을 만나고 그의 솔직한 모습을 보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해영은 화창한 오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생각해보면 '다 줄거야' 하고 원 없이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항상 재고, 마음 졸이고, 나만 너무 좋아하는거 아닌가 걱정하고"라고 되뇌이며 자신의 지난 날을 반성했다.
이어 "이제 그런 짓 하지 말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발로 차일 때까지 사랑하자. 인생에 한 번쯤은 그런 사랑 해봐야 하지 않겠니"라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솔직해지기로 다짐한다.
■ "먹는 모습 예쁜데?"…심쿵 멘트의 '끝판왕'
동거 아닌 동거로 '옆집 사람'이 된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 이들은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매력을 느끼고 어느새 알 수 없는 감정도 싹트기 시작한다.
늦은 오후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먹는 오해영을 바라보면 박도경은 "먹는 모습 예쁜데?"라고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다. 오해영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결혼할 뻔한 남자가 그랫다며. 먹는 모습이 꼴보기 싫어졌다고"라며 허둥지둥 둘러댔다.
눈치 백단 오해영은 "왜 변명하는데?"라고 물었고 박도경은 "네가 '심쿵'한 것 같아서"라고 대답하며 서로 묘한 감정을 느꼈다.
오해영은 "내가 이런 걸로 심쿵할 줄 아나?"라고 중얼거리며 음식을 계속 먹었지만 당황한 나머지 국수를 '흡입'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