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빈자리를 후배 가수들이 채웠다. 어느 때보다 부담되는 무대였지만 모두가 열정과 성의를 보이며 감동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31일 방송된 '슈가맨'에서는 '복원 슈가맨 특집'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완전체로 나올 수 없었던 '슈가맨'들이 등장했다.
후배 가수들은 '복원맨'으로 나섰다. 딕펑스 김태현 김현우, 오마이걸 승희 미미, 인피니트 우현, 에이핑크 보미, 딘딘 등 각각 두 팀으로 구성돼 '슈가맨'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 [1라운드] 딕펑스가 채운 Y2K, 보미-딘딘이 채운 샵
이날 재석 팀의 첫 번째 슈가맨은 그룹 Y2K의 고재근이었다. 그는 대표곡 '헤어진 후에'를 부르며 등장했고 일본인 멤버 유이치와 코지의 빈자리는 김태현과 김현우가 채웠다.
고재근은 "16년 만에 무대에 서게됐다. 유이치와 코지가 없는 빈자리를 딕펑스 여러분들이 채워줘서 영광이다"라며 "최근까지 뮤지컬 활동을 계속해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일본인 멤버들의 근황 또한 전했다. 고재근은 "해체 이후 일본 현지에서 인디밴드로 활약 중이다. 방송 출연을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온라인에서 유명한(?) 유이치의 음이탈 동영상에 대한 내막도 공개했다. 그는 "기분 다운될 때 지금도 가끔 본다"고 너스레를 떨며 "유이치의 음역대에 맞게 반키를 낮추기로 했는데, 무대에서 준비가 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희열 팀의 첫 번째 슈가맨은 지난 1998년 데뷔한 그룹 샵의 보컬 이지혜와 래퍼 장석현이었다. 보미와 딘딘은 각각 서지영과 크리스의 빈자리를 채우며 '스위티'를 열창했다.
이지혜는 "서지영은 결혼 이후 아이가 있고, 크리스는 미국에서 사업 중"이라고 멤버들의 근황을 전했다. 장석현은 "가죽 공업을 운영하고 있고, 부업으로 전국 팔도에 다니면서 축가 행사를 돌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특히 모두의 관심사였던 샵의 해체 비화도 밝혀졌다. 이지혜는 멤버 서지영과의 과거 불화를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너무 잘 지내고 있다. 누가 잘잘못을 했는지는 이제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쿨하게 대답했다.
■ [2라운드] 경쾌했던 유피, 뭉클했던 투투
세 번째 슈가맨으로는 그룹 유피의 멤버 김용일과 박상후가 등장했다. 나머지 멤버들의 빈자리는 미미와 승희가 채우며 대표곡 '뿌요뿌요'를 경쾌하게 소화해냈다.
박상후는 "오늘 녹화에 참여하지 못한 멤버 정희는 미국 LA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가 됐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어 "해정은 애견 의류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용일은 자신의 근황 토크 대신 웨이크보드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동영상을 직접 편집해 준비해 공개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이후 인피니트 우현은 마지막 슈가맨의 주인공인 그룹 투투의 한 자리를 채웠다. 투투는 레게풍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일과 이분의 일'을 부르며 스튜디오로 등장하며 환대 받았다.
과거 활동 당시 '무표정 댄스'로 인기를 모은 황혜영은 "무표정은 내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표정"이라며 "평소에 아무 표정도 짓고 있지 않으면 주변에서 화났냐고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故 김지훈을 언급하며 "사실 이 무대를 준비하면서 기분이 다운돼 있었다. 생각이 자꾸 나더라. 제작진에게 못하겠다고 말했다"며 "고민하던 도중 그가 꿈에 나왔다. 너무 밝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응원인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최고의 콜라보 무대를 꾸민 '베스트 복원상'의 영예는 보미와 딘딘이 함께한 샵이 자지했다.
사진='슈가맨'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