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영 "한 번 쯤은 욕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인터뷰)

입력 : 2016-06-01 09: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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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조심스럽고 부끄러움도 많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이기도 하다. 세련되고 까칠한 대중적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 
 
배우 유인영도 이 같은 자신의 선입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출연하는 작품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다른 연기를 펼쳐야 하는 배우에게는 그리 달가운 시선은 아니다.
 
유인영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실제로 그렇게 모난 사람이 아니다. 둥글둥글한 성격"이라고 웃은 뒤 "사실 억척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작품이 주목받아서 그렇지 평범한 역할도 많이 맡아왔다"고 억울함(?)을 표현했다.
 
"과거에는 그런 시선으로 보인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져 버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걱정은 작품 속 캐릭터에도 이어졌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윤마리 역을 맡았던 유인영은 단아한 말투와 투명한 마음을 가진 여인을 표현해야 했다. 그래서 더 뼈아팠다.
 
유인영은 "내 이미지 때문에 윤마리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닐까 속상했다"며 "(윤마리는) 순수하고 맑은 친구인데 나로 인해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성으로 보였을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윤마리는 극 중 차지원(이진욱)의 첫사랑이자 민선재(김강우)의 아내다. 섬세한 감정연기 없이는 그녀의 걱정대로 될 여지가 충분했다.
 
그녀가 선택한 해법은 '의연함'이었다. 생각이 많아지고 욕심이 생길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럴 바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뚜렷한 이미지를 무기 삼아, 장점으로 승화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생각해보면 저보다 더 세련되고 도시적인 친구들도 많아요. (웃음). 오히려 제 이미지를 이용해 맡은 역할을 십분 소화하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자고 생각했어요.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면 되니까요."
 
그 배경에는 주변 선배들의 조언이 작용했다. 유인영은 "내가 같은 일로 매일 고민하자 선배님들이 '어중간하게 하지 말고 차라리 악역으로 정점을 찍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미워졌다. 딱딱한 이미지가 싫어 조금이라도 덜 밉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금은 생각 자체가 성숙해진 것 같다. 30대가 되기도 했고"라며 웃었다.
 
 
■ 여유로운 이진욱, 카리스마 김강우
 
유인영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통해 이진욱 김강우, 두 남자배우와 특별한 교감을 나눴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본 두 배우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녔다. 
 
이진욱은 그녀에게 '편안한 배우'였다. 유인영은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배우"라며 "연기 할 때도 항상 밝고 유쾌하다"고 돌아봤다.
  
김강우는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배우란다. 그녀는 "존재감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후배 연기자로서 항상 옆에 붙어있고 싶은 배우"라며 "내 연기가 흔들릴 때마다 (강우)오빠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곤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 두 남자 중 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까. 유인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민선재"라며 "차지원은 태국에서 다른 여자(문채원)를 만났다"고 웃었다.
 
■ "한 번 쯤은 욕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지난 2005년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유인영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특별한 공백기가 보이지 않는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소위 '열일'을 하고 있다.
 
유인영은 "정말 그런 것 같다. 주변에서도 소처럼 일한다고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인지라 쉬고 싶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래도 아직은 '현장'이다. 유인영은 "조금만 휴식기가 생겨도 현장이 다시 그립다"며 "데뷔 후 10년이 지난 시간에도 꾸준히 일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해했다.
   
야무진 꿈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꽤 많은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해왔지만, 자신을 타이틀롤로 하는 작품을 만나길 원하고 또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작품이 '내 작품'이고 애정이 가요. 그래도 제 이름을 건 작품을 하나 쯤은 해야하지 않겠어요?(웃음). 항상 꿈꾸고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지는 욕심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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