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이 2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가덕신공항 유치 염원, 범시민 촛불 행사'에 참가해 시민단체 대표들의 말을 듣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부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통하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이 코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부산의 3선 이상 중진들이 '정보 부재'나 '개인적 입신' 등을 이유로 신공항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무성, 불간섭 원칙
친박계 "용역결과 나와야"
정보·핫라인 부재 탓
개인적 득실 계산도 작용
특히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신공항을 외면하는 정치인은 표로서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신공항 문제에 대한 입장이 향후 부산지역 주요 선거의 최대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미래 먹거리'인 동남권신공항은 더이상 '유치하면 좋고, 안해도 그만'인 사업이 아니다. 1994년 삼성자동차 유치 운동 이후 부산시민의 에너지가 이처럼 결집된 사안은 없었다.
그런만큼 신공항 유치 운동은 이념·계층·세대·지역을 모두 초월하고 있다. 그런데 유달리 조용한 곳이 있다. 새누리당 부산 정치권이다.
그 중에서도 3선 이상 중진들은 존재감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렇다면 부산의 중진들은 왜 신공항과 일정 거리를 두려는 걸까?
부산에는 좌장격인 김무성(6선) 의원과 4선의 김정훈 유기준 조경태 의원, 3선의 이진복 유재중 김세연 의원 등 7명의 중진이 있다.
이들중 김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부터 "신공항 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친박 성향의 유기준·이진복·유재중 의원도 "용역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조경태 의원은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담담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중도성향의 김정훈 의원 정도만 "이대로 가다가는 당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세연 부산시당위원장은 조경태 의원과 함께 1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신공항 용역의 공정성과 객관성 담보를 촉구했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야당처럼 경솔하게 움직여선 안된다"며 "신공항이 가덕도로 결정되고 나서 (다른 쪽에) 불복의 빌미를 줄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부산 중진들이 신공항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부재'에서 기인한다. 용역 결과 발표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진행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 부산 중진들은 정부가 용역 진행과정을 철저하게 차단해 놓은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한몫한다. 현재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 가운데 박 대통령과 '핫라인'으로 연결된 의원은 1명도 없다.
여기에 개인적인 사정도 침묵의 한 요인이다. 대권도전에 나서는 김무성 전 대표나 상임위원장에 도전장을 던진 조경태·이진복·유재중 의원 모두 박 대통령은 물론 당내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자리가 경선으로 뽑히기 때문에 울산·대구·경남·경북 등 다른 의원들과 두루 친해야 한다.
하지만 부산시민들의 계속된 지지로 중진 반열에 오른 의원들이 개인적인 입신 등을 핑계로 지역의 숙원사업 앞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유권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비겁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