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위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수익성을 따지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 안목을 갖고 사람을 위한 기술개발과 이에 대한 기초연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엔씨소프트 사장)이 비영리재단의 역할과 사람을 위한 기술개발, 기초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6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2016' 포럼 강연자로 나선 윤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을 돕는 연구에 나서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윤 이사장은 "2012년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다른 재단에서 할 수 있는 일보다 우리가 가진 기술 노하우로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그게 바로 발달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을 지원해주는 보완대체의사소통(AAC) 프로그램 '나의 AAC'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는 전체 장애인의 약 8%인 20만명 수준, 이 중 의사소통에 심각한 장애를 보이는 학령기 아동은 약 1~2만명"이라면서 "작은 시장규모 탓에 기업이 쉽게 뛰어들 수도, 수익을 목적으로 도전하긴 어려운 분야"라고 덧붙였다.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기술 AAC는 기존의 말이나 글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체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게 하고, 나아가 의사소통 능력을 보완·발전시켜 나간다는 개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30년 늦은 2013년에서야 한국AAC학회가 출범, 기술력이 아직 부족한 데다가 그나마 있는 한국어 기반의 하이테크 AAC의 경우 가격이 매우 비싸고 스마트 기기 연동도 되지 않아 활용율이 떨어진다는 게 윤 이사장의 설명이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2014년 태블릿 기반의 '나의 첫 AAC'를 시작으로 2015년 사용경험, 장애 정도와 나이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반의 '나의 AAC' 기초, 아동, 일반 시리즈, 올 4월에는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나의 AAC' PC버전을 출시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국내 오픈마켓을 비롯해 '나의 AAC'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윤 이사장은 "우리 주변에는 의사소통지원 기술 분야 외에도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가 많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부기관은 물론 학술단체, 다양한 비영리단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원천적인 기초연구 없는 기술개발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협업'에 대한 첫 걸음으로 최근 국립특수교육원과 협약을 맺고,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사용하고 접할 수 있도록 AAC 보급에 힘쓰기로 뜻을 모았다.
"아직 완전히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의 사업은 혼자선 할 수 없다.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재단이 진행해 온 의사소통 지원 기술 개발 노하우와 풍부한 기초자료와 정책 경험을 가진 다양한 기관이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강민지 기자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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