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 본선에 진출한 영연방의 세 팀 중 두 팀이 웃었다. 특히 북아일랜드는 최초 진출에 첫 골, 첫 승리까지 한꺼번에 누리는 감격을 안았다. 주목을 받았던 독일과 폴란드는 싱거운 무승부로 축구팬들의 기대를 꺾었다.
▲ 잉글랜드의 극적인 승리...패배 속 클래스를 증명한 가레스 베일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웨일스를 꺾고 '유로2016' 조별 예선 통과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
잉글랜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의 펠리스 볼라르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B조 조별 예선 2차전에서 바디와 스터리지의 골을 앞세워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 1무 승점 4점으로 B조 선두로 올라섰다. 웨일스는 슬로바키아와 1승 1패 승점 3점에 골득실, 다득점까지 동률을 이룬 공동 2위가 됐다. 1무 1패의 러시아는 최하위로 쳐졌다.
전체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잉글랜드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축구였다면 웨일스는 간판스타 베일을 중심으로 한 역습 위주의 전술을 펼쳤다.
전반 초반 스털링의 슛과 베일의 돌파로 한 번씩 공방을 주고 받은 후 두 팀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31분 웨일스의 골문 앞에서 경합 중에 공이 웨일스 수비의 손에 맞았다. 잉글랜드는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켰다.
선제골은 웨일스의 몫이었다. 41분 잉글랜드 골문으로부터 32m 떨어진 곳에 프리킥을 얻은 베일은 다소 먼거리였지만 전매특허 무회전 프리킥으로 첫 골을 성공시켰다. 볼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었던 조하트 골키퍼는몸을 날려봤지만 손 끝을 스치는 데 그쳤다.
웨일스가 0-1로 앞선 채 시작한 후반, 잉글랜드는 전반보다 거센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9분 루니가 수비를 벗겨내고 오른쪽 감아차기를 시도했으나 몸을 날린 골키퍼가 간신히 쳤냈다.
동점골은 바로 이어졌다. 10분 바디는 웨일스 문전에서 수비 맞고 공이 흐르자 지체없이 슛을 때려 골문을 갈랐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베일은 부심에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로도 잉글랜드는 21대 7이라는 슈팅 숫자가 말해주듯 경기를 주도했으나 웨일스 육탄방어에 번번히 막혔다.
드라마는 후반 추가시간에 집필됐다. 웨일스의 골문 앞에서 동료들과 짧은 패스를 주고 받던 스터리지는 수비를 앞에 두고 골키퍼가 예측 못한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베일은 종료 직전 헤딩슛으로 동점을 노렸으나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고, 경기는 2-1로 마무리됐다.
▲ 북아일랜드, 첫 본선 진출에 첫 승리 감격...우크라이나 16강 탈락 확정
유로가 처음 시작된 1960년부터 꾸준히 예선전에 참가했지만 본선 진출은 이번이 처음인 북아일랜드가 우박까지 내리는 악천후를 극복하고 감격적인 첫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북아일랜드는 17일 프랑스 스타드 데 뤼미에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C조 조별 예선 2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북아일랜드는 1승 1패로 16강 진출의 가능성까지 높였다. 반면 1차전에서 2패를 기록하게 된 우크라이나는 독일과 폴란드가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 희망이 사라졌다.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로 두 팀은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중거리슛과 세트피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갔다. 북아일랜드는 전반 4분만에 중거리 슛으로 공격을 개시했다. 러시아도 16분 중거리 슛으로 대응했다.
팽팽한 대결을 펼쳤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은 채 전반은 0-0으로 마무리 됐다.
균형은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깨졌다. 북아일랜드의 노우드가 상대 진영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길게 올렸다. 이때 맥컬리는 우크라이나의 수비 뒤로 돌아가 헤딩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공은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반대쪽으로 갔고, 이는 북아일랜드의 역사적인 본선 첫 골로 기록됐다.
첫 골이 터진 후 날씨는 더욱 안 좋아져 우박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심판진은 13분 잠시 경기를 중단하고 3분 후 재개됐다. 이때부터는 우크라이나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는 25분을 기점으로 중거리슛을 폭발적으로 쏟아냈다. 하지만 공은 전부 골문을 살짝 벗어나거나 골키퍼에 선방에 막혔다. 세트피스로 헤딩슛을 날려도 공은 골문을 외면했다.
오히려 북아알랜드가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추가시간이 끝나기 직전, 우크라이나 골문 앞에 있던 믹긴은 골키퍼가 쳐낸 중거리슛을 재차 밀어넣어 2-0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 '유럽의 한일전' 독일 폴란드, 기대와 어긋나는 무득점 무승부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나치에 자국민들 중 유대인을 대부분 잃었다. 여기에 일부 영토까지 빼앗겼다. 이때부터 두 나라는 '유럽의 한국과 일본'이라고 불릴 수 있는 앙숙관계가 됐다.
이런 가운데 통산 4번째 유럽 정상을 노리는 독일이 폴란드와 맞붙은 '유럽판 한일전'에서 대회 최초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다.
독일과 폴란드는 17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0-0으로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이로써 독일은 폴란드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1점 앞서(폴란드 +1점) 선두를 유지하게 됐다.
경기는 점유율 63%, 패스성공률 89%를 앞세운 독일이 주도권을 잡았다. 폴란드는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운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전반 내내 독일은 중거리슛에 의존하면서도 유효슈팅 '0'을 기록해 효율적인 축구를 하지 못했다.
오히려 폴란드가 후반 30초만에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골키퍼를 지나치고 올라온 짧은 크로스에 밀리크가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머리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버렸다.
15분 밀리크는 한 번 더 기회를 높쳤다. 왼쪽에서 땅볼로 크로스가 올라왔을때 노마크 찬스를 맞았으나 헛발질을 하고 말았던 것.
독일은 23분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외질은 쉬얼레가 깔아준 공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28분 쉬얼레가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폴란드는 이후로도 수비에 숫자를 늘리며 방어에 주력했고 결국 경기는 0-0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유로 2016 홈페이지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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