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과 애틋함이 동시에 담겼다. 치어리더 여중생은 웃지 못할 사연으로 웃음을 선사했고, 아버지의 '포잡'을 돕는 딸은 아버지의 고충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서로를 위해 한 발 물러섰다.
20일 방송된 '동상이몽'에서는 육중한 몸매와 강력한 식탐에도 불구하고 치어리더를 꿈꾸는 여중생과 이를 반대하는 가족의 사연으로 꾸며졌다. 또 낮에는 이발사로, 밤에는 대리 운전기사로 일하며 무려 네 개의 직업을 가진 싱글 대디 아버지와 여고생 딸의 사연까지 더해졌다.
먼저 스튜디오에 등장한 치어리더의 어머니는 "다정이가 치어리딩을 시작한 이후 20kg 넘게 살이 쪘다"며 "특히 편의 점을 너무 자주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영상을 통해 공개된 다정 양은 편의점에서 짜장라면, 햄버거, 삼각김밥, 탄산음료 등을 한 번에 먹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는 "치어리딩을 하면서 힘이 드니까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 같다"며 "오히려 치어리딩이 살이 찌는 이유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다정 양의 생각은 달랐다. 튼튼한 체력이 뒷받침 돼야 치어리딩도 가능하다는 것. 그녀는 "내가 없으면 (힘이 부족해) 사람을 높이 들어올릴 수 없고, 또 제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해명했다.
건강도 문제였다. 손목과 골반 등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골반이 틀어져 있다"며 "큰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조언할 정도였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서장훈은 "농구선수들도 비시즌 때에는 체중이 늘어난다"면서도 "그 상태에서 바로 운동에 들어서지 않는다. 몸무게를 원래대로 빼놔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특히 다정 양이 좋아하는 음식은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삼각김밥이었다. 그녀는 "간편하고 종류가 많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며 "가장 좋아하는 맛은 양념 돈까스와 햄구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과 서장훈은 단순히 과체중의 맥락을 떠나 "부상은 팀에도 큰 손실일 수 있다"며 탄산음료와 삼각김밥을 줄여야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다정 양은 "삼각김밥을 하루에 2개만 먹겠다"고 약속하고 어머니와 유쾌한 포옹을 나눴다.
두 번째 사연으로 등장한 민주 양은 "아버지의 직업이 네개다"라고 말문을 열며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대리운전 기사, 유치원 운전기사, 이발바, 도축 운반 업무까지 맡고 있던 것.
아버지는 "처음부터 네개였던 것은 아니다. 시간을 쪼개서 일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그렇게 됐다"며 "하루에 3~4시간 정도 잠을 잔다"고 말하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스튜디오를 통해 전해진 민주 양의 일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하교와 동시에 집에서 아버지 전화의 '5분대기조'가 돼야 했고, 과도한 피로에 시달려야 했다.
민주 양은 "노예 같다. 2년 전부터 하루도 안빠지고 계속 일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심지어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되나 생각한다. 집을 나가고 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아버지는 12시까지 업무(?)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민주 양에게 술에 취해 잠을 깨우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입장도 있었다. 네 가지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했고 그에 따른 고충 또한 엄청났다. 또 다달이 걸려오는 빚 독촉 전화는 덤이었다.
멀어져만가는 딸과의 사이도 걱정이었다. 그는 "혹여나 내가 아파서 쓰러졌을 때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힘 닿는 데까지 일을 해야겠더라"고 고백했다.
영상을 통해 아버지의 고충을 본 딸도 눈시울을 붉혔다. 민주 양은 "새벽에 와서 잠만 깨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혼자 20년 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아버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았다.
사진='동상이몽'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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