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무산으로 부산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가덕도 일대 개발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사업의 전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었던 만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이 무산됨에 따라 가덕도 종합개발계획은 사실상 전면 보류"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가덕도 신공항의 배후단지로 천성포, 눌차만 일대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가덕도 종합개발계획은 일부 수정되거나 백지 상태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내년 김해공항 확장 기본계획이 나오면 이후 부산발전연구원이나 외부 용역 기관의 검토를 거쳐 계획을 다시 짠다는 방침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24시간 운영하며 제2 허브공항으로 기능할 것을 대비해 진행한 과거 용역 결과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해공항 확장 구체안
나오면 재검토해 추진"
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2010년 6월 시가 실시한 '가덕도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용역'에 따르면 국제비즈니스의 중심이자 1단계 개발지인 눌차지구(3.7㎢)는 신공항이 건설 시 개발의 비용 대비 편익 분석(경제성) 수치는 1.23에 달했다. 복합 카지노 리조트와 호텔·컨벤션·주택 분양률 역시 100%(2031년 기준)로 추산됐다. 그러나 신공항이 무산될 경우 보고서는 일대 개발의 경제성(0.49)과 분양률(50%)은 모두 절반으로 평가했다. 경제성 수치 1 미만은 사업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덕도 신공항이 가덕도 전반의 개발의 핵심 키였음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가덕도 종합개발 계획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가덕도 신공항의 배후 관광 시설, 휴양 시설, MICE(관광컨벤션) 시설 등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추진됐다. 시는 2009년 가덕도 개발 구상안을 공모하고 2013년 종합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눌차만, 천성항, 대항 3개 지구 7.4㎢(약 223만 평) 일대를 눌차만 지구는 비즈니스, 복합 카지노 리조트, 마리나 특화지구로 개발하고 천성항 지구는 리조트, 골프를 특성화 한 지구로 개발하기로 했다. 대항 지구는 어촌체험마을, 의료케어타운, 물류단지 등의 조성이 계획됐다. 사업비는 2조 5천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었다.
시는 가덕도가 비자·세금·언어장벽·환전이 없는 4무(無) 자유관광지대로 성장해 신공항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논리로 가덕도 신공항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시가 2014년 국토교통부에 가덕도 눌차지구 개발구역 지정 신청을 하며 개발 사업이 진척되는 듯했지만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후보지인 만큼 대규모 개발 사업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해오며 사업은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구체적 그림이 나오면 다시 검토해 추진돼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