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 이대론 안 된다

입력 : 2016-06-23 23:01:57 수정 : 2016-06-26 13: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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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용역에서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안을 '신공항' 수준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공항이라 할 정도의 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 논의 과정에서 대구·경북·경남·울산이 끈질기게 제기했던 것이 타 지역에서 신공항까지 이르는 접근성 문제였다. 현재 정부가 내놓고 있는 접근성 개선 방안은 철도와 도로 신설 방안이다.

타 지역 접근성 개선 '최우선'
추가 활주로도 대형기엔 짧아
24시간 운영 방안도 찾아야

정부는 동대구에서 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곧바로 오갈 수 있는 고속철도망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 개통 예정인 부전~마산선과 김해공항 새 국제선 터미널을 직접 연결하는 4㎞ 길이의 철도 지선을 신설하고 여기에 시속 200㎞급의 고속열차를 투입하기로 했다. 철도 이외에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와 남해 제2고속도로 지선에서 김해공항 새 국제선 터미널로 곧장 연결되는 7㎞ 길이의 연결도로도 정부가 추가로 제안하고 있다. 김해공항 새 터미널과 직접 연결되는 철도와 도로 신설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모두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의 김해공항 접근성 강화 방안에 대해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공항정책연구센터장은 "신공항 수준의 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인근 토지이용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경전철을 비롯한 기존 교통체계와의 연계성 등 추가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서 "정부가 접근성 강화를 위해 더욱 광범위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활주로 규모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발표 중 활주로 길이를 3.2㎞로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적어도 3.8㎞ 이상의 활주로가 되어야지 대형 여객기와 대형 화물수송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제2의 관문공항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 김부재 신공항추진단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에서 제시된 활주로는 현행 수준이라면 모르지만 B777 같은 초대형 화물수송기의 이·착륙을 위해서는 모자라는 규모인 것은 맞다"면서 "수요에 따라 향후 확장 가능한 형태를 고려하는 등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낙동강 쪽으로 활주로를 확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24시간 운항이 불가능한 공항에 대한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기존 활주로가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 호소로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비행이 금지돼 있는데다 북서 방향 새 활주로도 김해지역 3천 세대 이상의 추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활주로 규모를 확장할 경우 소음 피해 범위가 더 커질 수도 있어 향후 더욱 큰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공항 전문가는 "24시간 운항이 어렵다면 해외에서 오는 항공기가 24시간 착륙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는 주민 이주 대책이나 피해 보상과 관련된 사안이므로 예비 타당성 검토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이 꼭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윤·이자영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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