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백지화]"24시간 이착륙 안 되면 관광산업 발전 어려워"

입력 : 2016-06-23 23:01:47 수정 : 2016-06-26 15: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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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국제선으로 입국하는 중국·일본 관광객들. 연합뉴스

"최악은 피했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부산 지역 관광·마이스(MICE) 업계의 반응이다.

'김해공항 확장' 부산 마이스업계 반응

국제행사 유치 때 접근성 배점 높아
확장으론 부족, 운영시간 늘려야
크루즈 모항 추진에도 '걸림돌'
직항편 적은 단순 기항지 전락 우려

업계 관계자들은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숙원인 '24시간 공항'을 만들 수 없고, 이는 지역 관광·마이스 산업이 성장하는 데 두고 두고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최대 전시·컨벤션 기획사인 리 컨벤션 이봉순 대표는 "대형 국제행사 유치전이 벌어질 때 직항로가 얼마나 많고, 얼마나 편리하게 갈 수 있느냐 등과 같은 접근성이 굉장히 높은 배점을 차지한다"며 "나라별 시차 때문에 특정 시간대에만 이·착륙이 가능한 공항은 직항로 확장에 한계가 있고, 이는 부산 마이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공항이 안 된다면 김해공항의 운영 시간을 확대하고, 그다음 24시간 운영 체제로 단계적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형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부산 크루즈 산업 역시 24시간 운영되는 국제공항의 부재로 질적 성장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크루즈 산업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단순 중간 기항지가 아닌 크루즈 선박의 출발항(모항)이 돼야 한다. 그러나 항공기 직항편이 부족해 승선 전에 항구 인근에서 며칠째 숙박을 해야 하는 크루즈 모항은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팬스타라인닷컴 최재형 이사는 "미국 마이애미, 싱가포르 등 크루즈 모항으로 성공한 곳은 각국 관광객들을 언제든지 실어 나를 수 있는, 이·착륙 시간의 제한이 없고 직항로가 많은 공항을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 신공항 없이 부산이 크루즈 모항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에 입항한 중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마이스 연계 관광상품 개발 전문 여행사인 한세투어 박재홍 대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홍콩, 상해와의 마이스 중심도시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악의 밀양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점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부산 시내에 공항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국제행사 유치 평가에서는 물론 각 나라 참가자들을 모실 때에도 엄청난 차이를 발생시킨다"며 "밀양으로 결정돼 김해공항이 폐쇄됐다면 부산 마이스는 치명타를 입었을 것"이라고 안도감을 보였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도 "공항이 있는 도시와 없는 도시는 해외 프로모션을 할 때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며 "김해공항을 뺏겼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할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관광협회 부회장인 장순복 대륙항공여행사 대표는 "일단 김해공항 시설이 대폭 확충되면 처리용량 한계로 인한 수화물 처리 지연, 휴식 공간의 부족 등으로 인해 현재 관광객들이 겪고 있는 불편은 많이 개선될 것 같다"며 "직항로 확충 등 정부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현재보다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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