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판소리 자매·춤바람 엄마 가족의 '서로 이해하기'(종합)

입력 : 2016-06-28 00: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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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언니의 뒤에 가려져 늘 스트레스를 받았던 여동생이 언니의 마음을 헤아렸다. 또 서로를 위해 한 발자국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준 한 가족의 이야기가 훈훈함을 더했다.
 
27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와 국립전통예술중학교에 다니는 판소리 자매가 등장했다. 이날 판소리 자매의 여동생은 "언니 옆에만 서면 주눅이 들고 한없이 작아진다"며 "언니의 그림자 같다. 저한테 언니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판소리 자매의 고향은 경상남도 산청. 언니와 동생은 판소리에 재능을 보여 서울로 유학,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동생은 올해로 판소리 한지 11년이 됐으며 각종 대회 1등을 휩쓸 만큼 인정을 받고 있는 실력자다. 하지만 동생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이어주는 다리가 있는데, 거기로 언니가 자꾸 왔다 갔다 한다. 언니가 늘 간섭을 한다. 잔소리 때문에 연습도 잘 안된다"고 밝혔다.
 
동생의 말대로 언니는 늘 동생을 신경 썼다. 기숙사에서도 동생이 연습 하면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며 입 모양을 체크 해주는 등 잔소리를 이어갔다. 동생이 언니의 그림자 같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고향에 내려갔지만 집안일과 엄마의 심부름은 모두 동생 차지였다. 엄마는 "언니가 약하지 않냐"며 동생을 나무랐다. 또 엄마는 언니가 판소리 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 했고, 동생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이에 동생은 엄마에게 "많이 섭섭하다"며 "말로는 '언니 고3이니까 많이 챙겨줘. 난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하기는 했는데 울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엄마는 "언니는 맏이다. 그래서 더 챙겨주는 거다. 네가 질투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언니에게도 '맏이'라는 족쇄가 따랐다. 자매가 서울에서 생활 하는 데 필요한 돈은 한 달에 500만원. 이 때문인지 엄마는 언니에게 늘 "네가 소리 잘 가르치는 교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언니는 "부담스럽다. 엄마가 '너는 내 보석인데 네가 잘못되면 동생들도 잘못되고 네가 잘되면 동생들도 따라 잘된다'고 한다"며 "제가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도 크다"고 털어놨다. 결국 언니는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어 "힘든 형편에도 (돈을)빌려서라도 판소리 시켜주려고 한다"며 "주변에서 재능 있다고 하니까 엄마는 그런 소리에 힘입어서 뒷바라지 해주는 것이다. 이제는 미안함을 넘어서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결국 맏이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언니는 늘 동생을 잔소리하며 엄마처럼 챙기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알게 된 동생은 "저는 제가 향단이 같고 언니는 춘향 같았다"며 "철 없는 마음에 질투도 했지만 언니를 이해하게 되고, 제가 더 언니한테 제 투정 부리지말고 언니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서장훈은 "동생이 정말로 판소리를 하고 싶은지 아닌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동생은 "고민을 많이 했다. 슬럼프도 있었다"면서 "결론은 판소리를 하고 싶다는 거였다. 판소리를 이용한 창극을 하고 싶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두 번째 사연은 경기도 성남에 사는 부자의 이야기였다. 아빠 이동렬과 아들 이정혁은 춤바람 난 엄마를 고발하기 위해 등장했다. 아빠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설거지, 빨래, 저녁 식사 준비까지 모든 것을 전담했다. 방송댄스를 배우고 집에 돌아온 아내를 위해서 육회 비빔밥까지 준비했다. 이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아빠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엄마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한 달 만에 남편 만나서 결혼을 했다"면서 "정신없이 애들 키우고 직장 다니다 보니 이렇게 세월이 흘렀다. 저도 제가 돈을 버는데, 그렇게 번 돈을 가족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살다보니까 예전 내 모습은 없어지고 뚱뚱한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는지,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시아도 거들었다. 정시아는 "일은 나의 꿈이다. 그러다보니까 일로 얻은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전달 되더라"면서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고 가정도 행복하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힘드시겠지만 아버님도 팔자려니 생각하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엄마는 집안일은 각자 역할 분담을 하자고 주장했고, 아빠는 아내가 가정에 충실하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했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기로 한 두 사람은 훈훈하게 사연을 마무리 지었다.
 
사진=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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