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은영이에게’ 등 발라드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KCM이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KCM은 지난 2011년 싱글 앨범 ‘그대라는 이유’를 발매한 뒤로 간간히 드라마 ‘빠스껫볼’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의 OST 등을 통해 목소리를 전하곤 했지만, 그뿐이었다.
팬들에게는 긴 기다림이었던 5년이란 시간 동안 KCM은 또 다른 도전을 감행했다. 제지업에 뛰어들어 사업을 시작한 것. KCM이 자신의 사업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태로까지 올려놓는 동안 그를 ‘보고 싶다’ 외치는 팬들의 성원은 더욱 뜨거워졌다. 그 또한 무대가 그리웠기에,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신곡 ‘오랜나무’를 들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이전처럼 또 홀연히 떠나는 건 아니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 KCM=발라드, ‘오랜나무’
KCM은 변하지 않았다. 그가 4일 정오 발표하는 신곡 ‘오랜나무’는 오랜 시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미성과 창법은 물론 그의 여전한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에 KCM은 “목소리가 어디 가겠느냐”며 웃었다.
‘오랜나무’는 미디움 템포의 발라드 곡으로 오랜 시간 곁을 지켜주는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았다. KCM은 직접 작사한 이번 곡에 대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모티브로 했다”면서 “제 팬들 중에는 1집 때부터 10년 넘게 함께 해온 팬들이 많다. 그분들한테 주는 여러 가지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랜나무’는 가수 나비가 피처링을 담당해 더욱 짙은 감성을 자아낸다. KCM은 “처음 곡을 작업할 때 ‘오랜나무’는 여자의 감성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여자가 표현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연습생 때부터 알고 지내던 나비에게 연락했다”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이어 “나비가 두 번 녹음을 했다”면서 “처음에는 1절을 부르게 했다. 그런데 2절에서 나와 잘 어우러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1절을 내가 하고 그 느낌을 받아서 2절을 해달라고 했더니 금방 곡의 분위기가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 5년, 사업가로 변신 그리고 복귀
“성격상 무언가를 벌려 놓으면 기준치를 해놔야 다른 일을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펼쳐놓은 사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는 해야겠다 싶어서 하다 보니 이렇게 됐죠. 이렇게 오래 시간이 걸릴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KCM은 현재 제지회사 내츄럴퍼프의 대표로 있다. 제지업을 하고 있는 삼촌의 도움으로 2년 전부터 독립적인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물티슈를 비롯해 화장지, 황사마스크, 유아용품 등 꽤 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가업을 돕는 수준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던 KCM은 성격상 이를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려놔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긴 공백이 생겼다.
물론, 본업인 가수를 완전히 포기하고 사업가의 길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KCM은 “무대에 대한 갈망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싱글인 ‘오랜나무’로 먼저 인사를 하게 됐지만 정규 앨범도 꽤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KCM은 “전 회사인 뮤직앤뉴에 있을 때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했었다”면서 “그때도 정규 앨범 준비를 하고 있었다. 뮤직앤뉴에서는 ‘복면가왕’ 출연 이후 곧바로 앨범을 발표하자고 했지만 나 스스로 준비가 덜 된 느낌이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뒤로 뮤직앤뉴를 나와서 세번걸이 엔터테인먼트로 옮기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또 일정이 늦어졌고, 준비를 다 해서 정규 앨범으로 인사드리기 전에 싱글로 먼저 찾아뵙는 게 좋을 것 같단 생각에 ‘오랜나무’ 발표를 결정했다. 올 하반기에 정규 앨범도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 ‘잊힌 가수’의 ‘복면가왕’ 출연
KCM이 복귀를 결정하게 된 데는 ‘잊힌 가수’라는 말이 자극제가 됐다. 한 기사를 통해 접한 ‘잊힌 가수’, 그리고 ‘컴백은 힘들다’는 말은 KCM이 가수 복귀는 물론 ‘복면가왕’ 출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KCM은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가면을 쓰고 나를 감추고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었다”면서 “주위에서도 출연했던 분들이 정말 가면 쓰고 노래하는게 재밌다고 했다. 그 말이 맞았다. 정말 즐거웠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무대에 오를 때는 손 모양, 인상 등 신경 쓸게 많다”면서 “하지만 가면을 쓰면 모든 것을 가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내가 멀 하든 전혀 상관이 없다. 오로지 노래에 신경 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리잡는 파리넬리 복면을 쓰고 등장한 KCM은 뮤지컬배우 차지연이 여전사 캣츠걸로 ‘복면가왕’ 장기집권을 할 때 5연승의 제물이 됐다. 당시 KCM은 가녀린 미성 등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1,2라운드에서 승리, 가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KCM은 가왕전에서 안타깝게 패하고 말았다.
KCM은 당시에 대해 “2라운드에 진출하니까 가왕 욕심이 생겼다”면서 “하지만 너무 과한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순리대로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미래, 그리고 팬들을 향한 고마움
가요계 복귀를 결정한 KCM이 꿈꾸는 미래는 뭘까.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인 KCM은 “잊힌 가수가 아닌 기억되는 가수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12년차 가수 답지 않은 초심 가득한 포부를 내놨다.
KCM은 이에 더해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획이나 제품 등 뭘 만드는 걸 즐거워하는 편이다. 후배들을 만들 때도 실력 좋은 사람, 잘 포장해줄 수 있는 기획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은 잡아놨고 인재를 찾고 있다. 빠르면 연말에서 내년 초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고, 계속해서 자신을 기억해주고 아껴주는 팬들이다. KCM은 “팬들에게 정말 고맙더라”면서 “최근에 ‘올댓뮤직’ 무대에 올랐는데 설레고 떨렸다”고 밝혔다. 그는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노래만 노래만 생각이 나는데, 제 모습으로 무대에 섰을 때는 저를 알아 보고 환호해주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았다. 긴장감 마저 즐길 수 있는 무대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KCM은 “다시 한 번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서, 겸손하게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빈=세번걸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