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 전망이 '흐림'으로 예보됐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발표한 '국내 10개 업종 하반기 산업기상도'를 보면 '맑음'으로 나타난 업종은 없다. IT·가전,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의류 업종이 모두 '흐림'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 보면 IT·가전은 유럽의 정세불안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됐다. 스마트폰 수출 비중의 20%가 유럽 지역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형 LCD 수요 증가에 따른 디스플레이 매출만 밝을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여파가 구름을 몰고 왔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국내 제품도 50% 관세를 추가로 낼 처지가 고려됐다. 달러 강세로 원자재 수입비용이 증가한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기계와 섬유는 중국 수요둔화, 자동차는 중동과 중남미 수요 부진 등의 이유로 흐림이 전망됐다.
조선 업종은 글로벌 분업 고리가 약화되는 탓에 국지성 호우로 예상됐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이 제조한 부품을 중국과 베트남 등이 조립해 생산해 재수출하는 분업 고리가 약화되면서 물동량이 줄어 선박수주도 함께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상반기 국내 조선 수주량은 88% 감소했다.
그나마 건설은 저금리와 공공건설 수주효과 등이 기대됐고 정유·유화는 아시아 지역 수출 상승세가 커질 것으로 보여 비교적 긍정적인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이들 업종 역시 대외불확실성으로 구름이 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하반기는 불확실성이 큰 기간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업종별 긍정·부정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나타낸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어려움, 비는 매우 어려움으로 보면 된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