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에 대한 제작사의 권리가 없다."
송규학 한국독립PD협회장이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의 구조적인 문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작 콘텐츠를 만든 제작사가 콘텐츠에 대한 권한이 적다는 것이 골자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위치한 참여연대에서 KBS '몬스터 유니온' 설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안인배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장, 송규학 한국독립PD협회장이 참석했다.
송 협회장은 "우리나라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구조는 제작사가 방송국에 외주 프로그램을 납품하면, 방송국 측에서 모든 저작권에 대한 권리를 '당연하게'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곤 콘텐츠 강국 영국의 구조를 끌어와 비교했다. 그는 "미국과 콘텐츠 1, 2위를 다투는 영국의 경우 큰 제작사든 1인 제작사든 방영권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창작자에게 준다"고 말했다.
이런 구조는 결국 창작자의 동기부여를 떨어뜨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 협회장은 "콘텐츠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뒤 "처음에는 열심히 만들겠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내 것이 아닌데 방송사에서 원하는 만큼만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자리한 안 협회장은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은 구매자의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구매자의 소유는 아니지 않느냐"며 "지금 방송사의 행동이 이와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이런 구조가 반복된다면 외주 제작사는 결국 용역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BS가 설립하는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은 오는 8월부터 가동된다. 이에 외주제작 3개 단체와 참여연대는 공영방송 본질의 의무를 방기한 KBS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강민지 기자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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