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교도소와 영등포구치소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로 변모한다. 영등포교도소는 군사독재와 민주화운동 시기를 거치며 김지하 백기완 김근태 등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수감됐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등 현대사와 운명을 함께 해온 역사적인 장소다. 이 곳이 이제는 2300세대의 세련된 아파트 단지로 바뀌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LH공사는 옛 영등포 교도소 부지에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해 이 지역을 주거·상업단지로 재생시키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이 지역에는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2천300세대, 각종 생활편의시설 및 대형 유통시설, 구로세무서, 주민센터가 복합된 공공청사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또 뉴스테이 사업을 통해 서울에 대단위 패밀리형 아파트를 공급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영등포교도소는 1949년에 지어진 뒤 62년 동안 대한민국 현대사와 함께 한 곳이지만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이전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2011년 이 교도소는 서울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을 했다. 하지만 기존 영등포교도소 자리는 개발이 늦어지면서 점차 슬럼화돼 왔다. 그러다 이번에 뉴스테이 건립으로 방향을 틀어 최고 45층짜리 아파트 단지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뉴스테이란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지어 일반인에게 보증금과 월세를 받고 임대를 해주는 사업으로 대체로 월세가 주변 시세보다는 5~10% 정도 저렴하게 공급된다. 앞으로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고 전세보다는 월세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보고 정책적으로 선택한 사업이다. 부산지역에도 기장에 1천10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며 부산의 하나은행 지점 자리 몇곳도 뉴스테이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그동안 뉴스테이 사업자가 토지를 사서 임대아파트를 만들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뉴스테이 사업자가 토지를 빌려 임대아파트를 만드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를 통해 월세를 주변시세보다 10% 정도 낮춰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판단이다.
국토부는 시뮬레이션 결과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2억 1000만 원에 월세 45만 원, 84㎡는 보증금 2억 4000만원에 월세 55만 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 도심지역에 이만한 아파트를 공급할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며 "슬럼화된 이 지역을 최신형 아파트 단지로 변신시켜 도심재생의 모범사례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