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는 금으로 치장한 초호화판. 영부인은 쇼핑 중독으로 불릴 정도의 사치를 부리지만 비난 목소리는 거의 없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쿠데타 기도를 저지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적인 일상을 18일(이하 현지 시간) 이같이 소개했다. 기사의 부제목은 "황금으로 치장된 새 대통령궁이 황금에 집착하던 사담 후세인조차 부끄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英 대중지 데일리메일 보도
대통령궁 금 치장 초호화판
문짝 한 개에 5270만 원
부인은 사치성 쇼핑 중독
데일리메일은 대통령궁의 화장실이 롤당 2000파운드(약 300만 원)짜리 실크 벽지로 도배돼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 개 방의 방문 두 짝 중 한 짝의 가격만 3만 6000파운드(약 5270만 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부지가 2.57㎢인 이 대통령궁은 공사비가 5억 파운드(약 7534억 원)나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카펫을 까는 데 700만 파운드(약 105억 원)가 들어갔다.
터키에서 생산된 자재만 쓰겠다는 약속과 달리 독일산 지붕, 인도산 녹색 대리석을 비롯해 이탈리아와 덴마크산 나무까지 수입해 정원을 조성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같은 호화로운 대통령궁을 터키를 번영으로 이끈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차역'같다는 비판도 있다며 에르도안 정권의 권위주의가 더 강화될 것을 우려한다고 메일은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산 총액이 1억 3900만 파운드(약 20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 등을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제잡지 포브스는 그의 소득이 월급을 받는 정치인 가운데 최고라고 집계했다.
에르도안의 부인 에민 여사는 권위주의적인 쇼핑 행태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에민 여사는 지난해 10월 남편과 함께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쇼핑하면서 다른 고객의 쇼핑센터 출입을 통제하도록 한 적이 있다.
에민 여사는 경호원에게 지시해 쇼핑몰을 막은 뒤 모두 1500유로어치를 쇼핑했고 다른 명품 쇼핑몰에서도 같은 일을 벌였다. 데일리메일은 이런 일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 감옥에 갈 수 있어서 터키 내에서는 비난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실패한 쿠데타 시도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터키 송환과 사형제 부활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에 따라 귈렌의 적법하지 않은 송환을 거부하는 미국, 사형제 폐지를 철칙으로 삼는 유럽연합(EU)과 터키의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명백한 반역죄가 저질러졌으며 사람들의 요구를 정부가 거부해서는 안 된다"며 쿠데타 시도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사형제 적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15일 밤 시작된 쿠데타가 6시간 만에 실패로 돌아가고 나서 터키 당국이 가담자들을 대대적으로 체포한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민중의 요구'를 근거로 사형제 부활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은 '왜 내가 그들을 감옥에서 수년 동안 먹여 살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라며 "사람들은 친지와 아이들을 잃었기에 빠른 처단을 원하며 고통으로 민감한 상태이므로 아주 합리적이고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이를 헌법으로 조처하려면 의회 의결이 필요하므로 지도자들이 한데모여 이를 논의한다면 의회에서 나오는 어떤 결정이라도 대통령으로서 승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치적 숙적이자 이번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귈렌을 터키로 돌려보내라고 미국에 다시 촉구했다. 온건 이슬람주의자인 귈렌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한때 정치적 동지였으나 사이가 틀어지자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되자 오히려 에르도안의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EU의 원칙과 정면으로 어긋나 터키와 서방의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방 사회는 그간 터키 정권의 야당·언론 탄압을 비판해오다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진압 이후 연일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 민주주의 훼손을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