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보업체, 터키 테러 터키인 10명 중 3명이 에르도안 자작극이라 믿어

입력 : 2016-07-20 10:48:10 수정 : 2016-07-20 10:49:37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에 대해 터키인 10명 중 3명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에 있는 정보업체 스트리트비스가 터키인 2천832명을 대상으로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쿠데타 시도의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32%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론조사는 15∼17일 이뤄졌으며 3분의 2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머지 3분의 1은 대면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응답자의 47%는 에르도안 정부가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펫훌라흐 귈렌을 쿠데타 배후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정권의 자작극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32%를 차지해 이번 테러의 배후에 대한 터키인의 생각이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쿠데타를 묵인하거나 지지했다는 음모론 역시 제기된 가운데 미국 당국과 미 중앙정보국(CIA)이 쿠데타 배후라고 믿는 응답자는 5%에 그쳤다.
 
FT는 이런 조사결과가 그동안 당국의 공식 발표에 뿌리 깊은 의구심을 보여온 터키인들 사이에 이번 쿠데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얼마나 팽배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쿠데타 진압 직후 에르도안은 이번 쿠데타 시도로 목숨을 위협받았다며 사형제 부활 선언과 함께 쿠데타 종료 사흘 만에 사회 각계에서 5만명을 잡아들이거나 퇴출했다.
 
음모론 주장에 대해 터키 당국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우습다"며 "마치 미국이 9·11테러를 조직했다는 주장과 비슷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군부가 권력을 잡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이 82%를 차지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