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연기가 힘들어서 배우가 좋다(인터뷰)

입력 : 2016-07-21 15: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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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연기 변신이요? 제가 얼마나 떨었겠어요."
 
지고지순함과 순박함. 배우 이청아의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올려지는 이미지다. 실제로 영화 '늑대의 유혹'과 드라마 '라이더스' '호박꽃 순정'등에 출연한 그녀는 2% 부족하지만, 밉지 않은 순정녀를 연기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쌓아갔다.
 
변화의 조짐이 보인 건 올해부터다. OCN '뱀파이어 탐정'을 통해 섹시함을 갖춘, 베일에 쌓인 미스터리한 여인 요나를 연기하며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도 그녀는 세련되고 우아한 스포츠 에이전트이자 비즈니스걸인 한설희로 변신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이청아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떨었겠나"라고 웃으며 '뱀파이어 탐정'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제작진이 나의 연기 변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계속 밀고나가다보니 어느샌가 원래 이미지가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이후에는 거침이 없었다. 물 흐르듯 변화를 받아들였고 자연스레 호평은 따라올 수밖에.
 
이청아는 "시청자 분들이 생각보다 변화에 금방 익숙해하신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며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운빨로맨스'에서의 한설희도 있을 수 있었다"고 끌어왔다.
 
오히려 연기적인 부분보다는 실제와 다소 달랐던 한설희의 외적인 부분이 더욱 체감됐다고. 이청아는 "원래 외모에 정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옷도 주는대로 입고 샵에 가도 남자 배우들보다 먼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배역을 맡은 만큼 실제 자신에게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녀는 "혹시라도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분들이 (수수한) 내 모습을 보면 캐릭터에 대한 환상이 깨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래서 드라마 이후엔 최소한의 메이크업은 항상 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그리곤 "옷이 날개고 화장은 마법이더라"며 "왜 샵에서 1시간 30분 이상 있어야 하는지 알겠더라"고 환하게 웃었다.
 
 
극 중 한설희는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제수호(류준열)와 오랜 시간 끝에 재회하지만, 제수호는 자신을 놓아두고 떠난 한설희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심보늬(황정음)에 대한 마음이 커져만 간다. '성공해서 돌아온 주인공의 옛 연인'. 어쩌면 드라마에서 악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위치가 아닐까.
 
"작품을 하면 제가 시청자가 돼요. 두 사람(황정음, 류준열)이 그리는 로맨스가 정말 예쁘더라고요. 저랑 이어지지 않으면 미워야하는 게 정상인데 '내가 굳이 괴롭혀야 할까?'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웃음)."
 
물론 곁에서 지켜보는 건 이번 작품까지다. 이청아는 "두 친구가 맨날 밤새며 꽁냥꽁냥 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부럽더라"며 "나도 '라이더스'에서는 그랬었는데…"라고 웃었다. 이어 "다음 작품에는 사랑받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바랐다.
 
■ 이청아가 말하는 사랑, 그리고 '힘듦'의 매력
 
이청아는 배우 이기우와 공개 커플, 어느덧 3년째 열애중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기우의 이름이 나오자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연인이지만 동료 배우이기도 하기 때문에 언급하기 쉽지 않다는 것.
 
그녀는 "너무 조심스럽다. 특히 같은 연기자라서"라며 "관객들이 캐릭터에 대한 환상을 가져야 하는데, 상대방이 언급되면 그런 부분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언젠가는 각자의 자리에서 멜로 연기를 펼쳐야할 두 사람이지만, 서로의 존재 때문에 '불편함'으로 다가올까봐 걱정도 된다. 연인이기 이전에 '동업자'로서의 배려, 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신중함이 담겨 있었다.
 
이청아는 10년이 훌쩍 넘는 연기 경험을 가졌다. 그런 그녀에게도 아직도 연기는 매번 힘들다. 그리고 '힘듦'은 그녀가 연기를 놓지 않고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연기 테크닉이 쌓였지만 아직도 힘들어요. 그렇게 매번 고민하고 매달리니까 여전히 배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또 배역에 따라 직업과 성격, 심지어 혈액형까지도 바뀌잖아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 즐거워요."
 
 
사진=강민지 기자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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