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셀프 디스 코믹 클럽 디스코'(이하 '디스코')가 진실함을 앞세운 화제성을 얻었지만 재미는 놓쳤다. 방송인 탁재훈과 다이나믹듀오 최자 등 논란의 중심이었던 연예인들이 출연해 그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설명하기만 했던 것.
25일 첫 방송된 '디스코'는 디지털 시대 새로운 인간의 권리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한 토크 버라이어티다.
이날 출연진들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제일 먼저 탁재훈의 키워드가 공개됐다. 수많은 단어들 중 '지각' '매너손' '휴대폰' 등이 눈에 띄었다.
박명수는 탁재훈의 지각과 관련한 과거 이야기를 폭로했다. 그는 한 예능프로그램 촬영에 대해 언급, "녹화 시작 전인데 탁재훈이 볶음밥을 시키더라"면서 "관계자가 '왜 녹화인데 밥을 시켜요'라고 말했다. 이에 탁재훈은 '내가 밥 먹을 때 녹화가 들어간 것'이라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우혁 또한 "탁재훈과 가족처럼 친하다"면서도 "탁재훈을 알고 지낸 10여년 동안 그를 기다린 시간을 다하면 1년이나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이유리는 지난 2014년 MBC '왔다!장보리'를 통해 굳어졌던 악녀 이미지에 대해 말했다. 이유리는 당시의 악녀 연기에 대해 "거의 애드리브였다"면서 즉석 시범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유리는 지우고 싶은 키워드로는 '암유발자'를 선택했다. 그는 "악역을 하다보니 '암덩어리'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실제로 병상에 계신 분들도 보실텐데 그런 분들이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생각했다. 그래서 잊히고 싶은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격이 의외로 밝고 재밌다"면서 "그래서 '흥유발자'라고 불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든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출연자는 바로 다이나믹 듀오 멤버 최자다. 현재 그는 14살 연하 설리와 공개연애 중이다. 이에 그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의 단어들에 대해 해명했다.
최자는 "호텔은 오해할 수 있는 연관검색어"라면서 "호텔을 자주 가는 것이 아니다. 전공이 호텔경영학과"라고 해명했다. 또 자신의 예명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부터 별명이 최자였다"면서 "중학교 2학년 때 2차 성징이 왔다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멋드러진 예명보다 힙합정신으로 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자는 자신의 여자친구인 설리에 대해서는 "김희철이 소집해제 되어서 축하해주는 자리에 갔다"며 "여자친구도 그 자리에 우연히 왔길래 전화번호를 물어봤다. 열애설 포착 사진인 '노가리 데이트' 현장은 사귀기도 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말로 저 때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며 "어디서든 술을 마실 수 있었다. 저 날이 단둘이 처음 본 날이었다. 문자 주고 받다가 서로 맛있는 걸 먹는 걸 좋아해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우고 싶은 키워드는 '금수저'이며, 금수저 대신 '자수성가'로 언급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H.O.T 출신 장우혁은 재결합과 관련한 각종 소문들에 대해 속시원히 털어놨다. 장우혁은 H.O.T 재결합을 반대하는 멤버가 본인이라는 말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라"며 "나는 돈도 아끼고, 포인트도 쌓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H.O.T를 하게 되면 여러가지로 좋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반대멤버'라는 키워드는 잊히고 싶다"면서 "중국에서 활동을 하는 등 부유한 이미지가 되다 보니 '돈 있으니까 (H.O.T) 안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우혁은 "그렇다면 재결합 찬성하는 것이냐"는 출연자들의 질문에 "하고 싶다. 지금 당장이라도"라며 "안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양세형과 홍현희를 둘러싼 각종 키워드를 비롯해 박나래의 연관검색어 '숙취' '안주발'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날 방송은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디스코'가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었다. 그간 월요일 예능을 책임졌던 '힐링캠프' '동상이몽' 등을 대신해 선보인 토크 프로그램인 '디스코'. 연예인들의 잊히고 싶은 키워드를 선정해 그 뒷면을 밝히는 만큼 그간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대거 방출 됐다.
하지만 '힐링캠프'와 같은 진실함의 깊이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하지는 않았다.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해 키워드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 큰 재미를 안겨주지 못한 '디스코'가 정규 편성 되기 위해서는 기존 토크 프로그램들과 다른 차별점을 장착해야 한다는 숙제를 가진다.
사진=SBS '디스코'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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