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성당테러로 신부 1명이 숨지고 신도 1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가 지하드(성전)를 노려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현지시간)IS가 오전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현지 경찰과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께 흉기를 든 괴한 2명이 프랑스 북부 루앙시 인근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들어가 미사 중인 5명을 인질로 잡았다.
인질은 자크 아멜(86) 신부와 수녀 2명, 신도 2명이었다. 성당에 침입한 괴한들은 아랍어로 신자들을 위협하며 미사를 집전하던 아멜 신부를 인질로 잡은 뒤 흉기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신자 1명도 크게 다쳐 위태로운 상황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 기동대 BRI가 현장에 출동해 밖으로 나오던 범인 2명을 사살하면서 인질극은 끝났다.
범인들은 성당을 떠나면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범인들이 프랑스 대테러 당국에서 S급으로 관리되던 인물 들이고 적어도 1명은 지난해 IS에 가담하려고 시리아를 가려다 터키에서 체포된 뒤 프랑스에서 수감된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수 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이라면서 "IS에 충성을 맹세한 범인들이 범행했다"고 밝혔다.
◆ 이슬람 지도자, 위기때마다 '지하드' 카드로 반전 노려
IS도 연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프랑스 성당에서 벌어진 신부 살해는 자신들의 전사가 수행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가 처음으로 종교시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기존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주목하고 있다.
성당에서 미사를 집도중이던 신부를 과거 중세 십자군 전쟁때 처형법으로 살해했다는 점에서 이슬람 성전인 '지하드'로 몰고가려는 책략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발생한 인질극으로 일본인과 이탈리아인 등 22명이 숨졌을 때도 범행 배후를 자처한 IS는 지하드(을 촉구하고 추가 테러 공격을 예고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7일에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를 축하하기 위해 대규모 인파가 모인 방글라데시의 한 학교 운동장에서 폭탄 테러가 벌어져 경찰관 최소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쿠르드족 출신 살라딘도 지하드를 통해 1187년 7월 십자군 주력군을 하틴에서 대파하고 예루살렘 왕국을 함락시켰다.
이후 살라딘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이슬람 지도자들은 '지하드' 정치적인 책략으로 이용해 왔다.
IS 역시 그동안 유럽 국가들을 '십자군 동맹'으로 지칭하며, 성당 테러를 통해 태러와의 전쟁을 종교전쟁 구도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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