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의 간절함이 이종석을 살려냈다.
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에서는 오성무(김의성)을 총으로 쏜 뒤 '맥락'을 위해 자살한 강철(이종석)과 그의 삶의 키가 된 오연주(한효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강철은 계속된 오성무의 도발에 그를 총으로 쐈지만, 목숨을 잃을 뻔했던 오성무는 다행히 살아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누구보다 오성무가 잘 알고 있었다. 강철은 총을 겨눴던 마지막 순간, 오성무의 심장을 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치명상을 입히지 않았던 것. 그는 1c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강철이 '여지'를 남겨놨다는 것을 알았다.
강철은 스스로 한강다리에서 몸을 던지며 목숨을 끊었다. 살인범을 찾기 위해 평생을 해매던 자신이 총으로 사람을 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짜임새 있는 맥락은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연주에게 유서로 남긴채 차디찬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이 모든 내용은 스스로 웹툰에 담아졌고, '끝'이라는 멘트까지 남겨지며 웹툰 W는 완결됐다. 강철이 죽음을 맞이한 충격적인 결말에 출판사 직원들은 오성무와 연주를 찾아 변경을 독려했다. 그러나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오성무, 또 그런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연주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모든 것들은 제자리로 돌아오며 평화로워졌다. 그럼에도 연주는 궁금했다. 웹툰 속 결말로써 모든게 끝이 난건지, 혹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래동화처럼 그들만의 삶이 이어지는건지. 또 차가운 강물 속에 홀로 남겨져 있을 강철이 못내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오성무는 이에 "다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고, 안하는 이유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오성무는 자신의 심장을 쏘지 않으며 여지를 뒀던 강철에게 연민을 느꼈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결말이 아닌, 그의 행복을 바랐다. 그러나 '끝'이라는 웹툰 속 글씨는 지워지지 않았다. 이미 그의 손을 떠나버린 것.
또 '안하는 이유'는 연주였다. 그는 "네가 그림 속으로 이끌려 간 이유는 여주인공이 돼버렸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여기서 끝내야되는거야. 넌 진짜 사람이야"라며 차분하게 설득했다. 연주도 이를 인지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슬픈 마음을 내려놓진 못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명세병원 박민수(허정도) 교수에 의해 소개팅을 받던 연주는 아무런 징조 없이 갑자기 물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엔 강철이 남아있었다. 연주는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닿지 않았고 물에 흠뻑 젖은 모습 그대로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강철의 모습을 본 그녀는 박수봉(이시언)을 불러 그림을 다시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기엔 강철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 수봉이 그림을 그리던 도중 연주에게 어떤 말을 꺼내려는 순간, 연주는 또 다시 어디론가 이동했고 그곳은 과거 강철과 함께 있던 구치소 면회공간이었다. 다시 '기회'를 얻은 연주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강물에 빠져있던 강철 또한 해양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극 초반 강철이 말했던 것처럼 연주는 그의 '키'였다. 아직 명확한 이유와 맥락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연주가 간절하게 염원할 때마다 강철은 새로운 기회를 얻고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온전히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이들이 어떤 전개를 펼쳐갈 지 주목된다.
사진='더블유'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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