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더군다나 퍼포먼스를 내려놓고 음색과 음악으로 승부하는 가수가 드물다. 최근 가요계는 각양각색의 콘셉트를 내세운 그룹 또는 파워풀한 보컬을 자랑하는 그룹 등 수많은 가수가 팀을 짜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 더군다나 이들은 모두 화려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하지만 송하예는 다르다. 화려함을 자랑하는 그룹 멤버도 아니고 파워풀한 가창력과 섹시한 춤사위로 자신을 어필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감성과 생각을 청아한 목소리로 들려줄 뿐이다. 청량함으로 무장한, 흔치 않은 송하예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첫 자작곡 ‘순대’
“곰돌이 아니 그냥 곰 같은데 눈망울은 촉촉해. 한입 크게 국밥을 떠먹는 저 입술은 잘 익은 통통한 순대처럼 윤기 좔좔 흐르는데 전생에 돌쇠였는지 무슨 사람이 저렇게 듬직하고 멋져 보일까.”
송하예가 최근 발표한 신곡 ‘순대’의 가사다.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외모를 가졌지만 순박한 매력을 지닌 남자에게 반해버린 여자의 마음을 담았다. 이는 송하예가 직접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든, 그녀의 첫 자작곡이다. 놀라운 점은 전문적으로 작곡을 배운 적 없다는 거다.
송하예는 “남들이 하는 것처럼 저도 도전해 본 것뿐인데, 회사에서 좋게 봐주셔서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고 수줍게 웃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게 흘러가는 멜로디가 편안하면서도 기분 좋은 상큼함을 안겨준다. 이만하면 성공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송하예는 “화성악이나 코드를 잘 모른다”며 “그런 것도 안다면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었지 않을까”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가사는 그녀의 경험담을 담아내 더욱 눈길을 끈다. 송하예는 “실제 짝사랑 당시를 떠올리며 쓴 가사”라며 “겉모습은 특이해도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이 좋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어쨌건 직접 만든 곡에 관심이 더 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이걸 편곡하고 녹음하는 과정에도 재미가 있었어요. 다른 곡들은 해석을 잘 못하곤 했는데, 자작곡이다보니 감정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고 곡에 대해 잘 알게 됐고요.”
■ 그룹 보다 솔로
송하예의 얼굴과 목소리는 낯설지 않다. 지난 2012년 방송된 SBS ‘K팝스타 시즌2’에 얼굴을 비쳤기 때문. 당시 송하예는 솔로로 참가한 뒤 박소연, 손유지, 이미림, 전민주 등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걸그룹 유유(YouU)를 결성, 톱8까지 올라갔다.
송하예는 “‘K팝스타’ 이후 대형 회사의 러브콜도 있었다”면서 “그때 당시에는 대형 회사도 불편했다. 또 욕심도 많아서 그룹도 하기 싫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K팝스타’ 당시 그룹 내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걸그룹으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던 송하예였기에, 걸그룹 데뷔라는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과감하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데뷔했다.
물론 “그룹이면 폭 넓게 활동 할 수도 있고, 힘들 때 같이 울고 격려를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송하예는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못박았다.
“데뷔 할 때도 걱정을 많이 하긴 했죠. 하지만 저는 롱런하고 싶고, 음악 욕심도 있다보니 여러 가지 것들에 마음을 주려고 하지 말자 생각했어요. 내 앨범을 꾸준히 내는 것만 목표로 두자고요.”
어쨌든, 솔로로 활동을 시작한 송하예의 첫 목표는 이뤄지긴 했다. 드라마 등 OST 참여이긴 하지만 ‘월간 송하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달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7월 말 ‘순대’를 발표한 것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올레’의 스페셜 OST가 공개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 송하예의 고민, 특색 있는 가수
그래도 고민이 있다면 자신의 ‘특색’이다. 가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인물들과 다른 자신만의 특색을 갖고자 노력한다. 이는 누군가를 떠올렸을 때 명확하게 주입되는 이미지를 말하는 것 일수도 있다. 그래야 더욱 선명하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으니.
송하예는 “제 목소리를 들으면 ‘송하예다’라고 알 수 있는, 아무도 따라 올 수 없는 색깔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었다”며 “하지만 노래를 잘 부를 순 있지만 아무도 따라올 수 없게, 특이하게 부르진 못하겠다. 그래서 데뷔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송하예는 청량하면서도 맑고 고운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여전히 순수함이 깃든, 때묻지 않은 목소리는 한 마디로 ‘힐링’을 선사하지만, 맑은 목소리를 주무기로 내세우는 비슷한 가수들은 많다. 그들 사이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그녀 말대로 ‘특색’이 있어야 하는 것.
더군다나 송하예는 ‘K팝스타 시즌2’ 출연 이후 데뷔, 그리고 2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자신을 대표하는 곡이 없다. 송하예는 “아직까지 미니 앨범이나 정규 앨범을 한 번도 내보지 못했다”면서 “어쨌든 가수는 히트곡이 있어야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데 그런게 늘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좀 더 들어주실까, 찾아주실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면서 “‘멘붕’이 온 적도 있었다.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고, OST만 하다가 끝나는 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건, 아직까지 자신의 무대를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제야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작곡의 재미를 안 만큼 “자작곡을 많이 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싱어송라이터로 한 발자국 씩 나아가는 그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특색을 찾아 오래도록 각인될 수 있길 기대한다.
“제 무대를 즐겨 본 적이 별로 없었어요. 앞으로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듣는 분도 공감할 수 있게, 제 얘기인 것처럼 진심을 담아서 노래를 할 거예요.”
사진=안녕뮤직 제공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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