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의사, 변호사 행세를 하며 '가짜인생'을 살던 40대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결혼을 전제로 여성들과 교제하면서 돈을 뜯고 투자를 유도한 혐의(사기 등)로 이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씨는 2011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유명 대학병원 의사나 로펌 소속 변호사를 사칭하며 10명(여성 4명, 남성 6명)에게 접근해 11억원을 받아 챙겼다.
 
또 의사면허 없이 가족과 지인들에게 22차례 의료 행위를 하고 허위 진단서까지 만든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2011년 지인 소개로 만난 윤모(36, 여)씨에게 서울대병원 소아과 의사라고 거짓말하고 결혼 전제의 동거를 한 뒤 같은 해 11월 결혼했다. 이에 앞서 이씨는 윤시에게 개인병원 개원자금 3억6천만원을 받아냈다.
 
윤씨는 이씨를 전적으로 믿었고, 2013년 7월에는 딸까지 낳고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씨는 의약품 도소매 업체 영업사원이었고, 거짓 의료행위를 하면서 자신이 의사라 믿게 만들었다.
 
이씨는 결혼생활 중에서도 채팅앱 등을 통해 만난 다른 여성 3명에게도 의사라고 소개하고 결혼을 약속한 뒤 돈을 뜯어냈다.
 
이와함께 이씨는 남성들에게는 자신을 유명 로펌 김&장의 M&A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높은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받아 챙겼다.
 
이런 방식으로 11억원 가량을 뜯어낸 이씨는 이 돈을 모두 주식투자나 유흥비로 탕진했다.
 
이씨는 또 다른 여성을 상대로 혼인 빙자 사기를 쳐 수배됐다가 올 5월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범행이 발각됐다. 이때까지 부인 윤씨는 이씨의 정체를 몰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이씨를 면회갔던 다른 피해자가 우연히 이씨의 누나를 만나 대화를 하다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됐고, 경찰에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돼 이같은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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