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에도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흡연자가 부담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내년에만 16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 부담금운용종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올해(2조 9099억 원)보다 5.4%(1572억 원) 늘어난 3조 671억 원으로 책정됐다.
부담금은 특정사업 경비를 충당하고자 해당 사업 이해 관계자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준조세다. 이 중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담배 1갑당 841원이 부과된다.
정부는 내년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 부과 계획을 짜면서 담배 반출량이 올해 34억 6000만 갑에서 내년 36억 4700만 갑으로 5.4%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담뱃값을 평균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려,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포함해 담배 한 갑에 물리던 세금을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올렸다. 당시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2014년(45억 갑)보다 29.6%(31억 7000만 갑) 판매량이 줄었을 뿐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꾸준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흡연율 하락=국민건강 증진'이라는 정부의 의도가 사실상 빗나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포함한 담뱃세가 1768원가량 인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담배 판매량 증가에 따른 세수 증가분 규모는 올해 5100억 원, 내년에 다시 3200억 원에 달하게 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담배 세수는 10조 5340억 원으로 전년(6조 9372억 원)보다 51.3%(3조 5608억 원) 급증한 바 있다.
한편, 올해 담배 세수가 13조 원을 초과, 2014년 담뱃세 인상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해 보다 담배 세수는 2조 6000억 원(25.2%)이 더 걷히고, 판매량은 14.1% 증가해 38억 갑이 팔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대식 기자 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