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에 해줄 만큼 해줬다."(국토교통부)
"부분적인 제도 개선만 있었지 근본적 대책 마련은 없었다."(화물연대)
철도노조가 파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수출입 화물의 집결지인 부산항에 초비상이 걸렸다. 컨테이너 트레일러 운전자 32%가 화물연대 소속이어서 만약 이들이 모두 화물운송 거부에 나선다면 물류시스템에 큰 차질이 올 상황이어서 산업계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인 부산항은 화물연대 파업이 추가 악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가용 화물차 유상 운송 허가
국토부, 컨 수송 지원책 마련
9일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까지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어 1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국토부는 이를 대비해 운휴 중인 컨 차량 674대와 군위탁 차량 100대, 관용화물차 21대를 확보해 컨 운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자가용 화물차가 유상 운송에 나설 수 있도록 유상 운송 신청 즉시 해당 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송 허가를 받은 자가용 화물차는 24시 비상콜센터에 연락해 수송물량을 소개받을 수 있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된다"고 말했다. 긴급화물에 대한 대체차량 수배, 자가용 화물차 유송 운송 안내 등을 지원하기 위해 24시 비상콜센터(전국 1899-8207)는 10일 오전 9시부터 운영된다.
또 운송 거부에 참여한 운전자에 대해선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가 즉시 시행되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화물열차를 하루 28회에서 40회까지 늘리고, 화차도 30량에서 33량으로 확대해 평시 수송량의 87.4%를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측은 표준운임제 도입과 지입제 폐지를 요구하면서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을 천명하고 있다. 화물연대 심동진 전략조직국장은 "2008년에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정부가 약속하고도 8년간 지키지 않고 있다. 지입제 역시 전 세계에서 대만과 우리나라밖에 없는 후진적인 제도"라며 이의 개선을 요구했다.
한진해운 사태의 직격탄을 받은 부산항은 이중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컨 화물의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은 한진해운 선박들이 컨테이너들을 대량으로 내려놓는 바람에 장치장이 빠듯하다. 이런 상태에서 파업에 들어가면 터미널마다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들이 제때 반출되지 못하고 쌓여 물류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높다. 무역협회는 이날 "화물연대 노조가 더 이상 국가 경제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파업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덕준·안준영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