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슬람교가 국교인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출신을 포함해 총 17명의 새 추기경 서임 대상자를 발표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이 발표한 추기경 서임 대상자 가운데 현재 주 시리아 교황청 대사를 맡고 있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체나리 대주교가 포함돼 있다.
추기경은 교황 선출 회의인 콘클라베에 참여하며 80세 미만은 스스로 차기 교황에 오를 수 있다. 새 추기경 서임자는 ‘자비의 희년’이 끝나기 하루 전인 11월19일 추기경 회의에서 공식 서임된다.
교황청은 추기경 서임 이후에도 체나리 대주교의 대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추기경이 교황청 대사직을 수행하는 것은 근세 들어 처음 있는 일로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국민을 위한 배려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언론은 교황이 이번에 임명한 추기경의 면면을 보면 교회가 단지 유럽 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보편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 교황의 평소 철학대로 지리적인 다양성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슬람교가 국교인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2개국을 비롯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모리셔스, 알바니아, 파푸아뉴기니,레소토 등 7개국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이 나왔다.
이밖에 88세의 고령인 알바니아 출신 에르네스트 시모니 신부는 주교와 대주교를 거치지 않은 채 추기경 반열에 올라 눈길을 끈다. 시모니 신부는 공산주의 독재정권 아래 사형선고를 받은 후 18년간 강제노역을 치르는 등 25년 간 옥고를 견딘 인물이다.
교황청은 교회의 유럽 집중화를 희석시키기 위해 이번 서임 대상자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의 소국 레소토, 방글라데시, 파푸아뉴기니, 말레이시아 등 지금까지 한 번도 추기경을 배출하지 못했던 국가 출신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 인스타그램
박홍규 기자 issue@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