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11일(현지시간) 사실상 자신을 버린 것으로 알려진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에 원망과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이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내전과 분열’에 빠져드는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9시 16분부터 2시간 동안 4건의 트위터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첫 트윗을 통해 “2차 토론의 압도적 승리(모든 여론조사)에도, 폴 라이언과 다른 이들이 전혀 지지를 해주지 않아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을 도움을 호소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하지만 그는 이어 2번째 트윗에서 “우리의 매우 나약하고 무력한 지도자인 폴 라이언이 나쁜 전화회의를 했으며, 이 회의에서 공화당 인사들이 그의 배신에 펄쩍 뛰었다”며 라이언 의장을 비난했다.
라이언 의장이 전날 동료 하원의원들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하고 남은 시간 하원 다수당을 지키는 데 매진할 것이며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에 휩싸인 트럼프를 방어할 뜻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정면 반격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잇따라 올린 트윗에서 “족쇄가 풀렸다. 그리고 이제는 내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를 속여 평정을 잃게 한 것을 제외하고는(힐러리 지지를 의미), 늘 공화당보다 서로 더욱 의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라이언 하원의장 측은 “라이언 의장은 11월 8일 의회선거에서 민주당을 무찌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선거에 나선 모든 공화당 인사들도 아마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가 클린턴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기세로 라이언과 공화당 수뇌부를 공격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공화당을 내전의 분열로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정권 인수위원장’을 맡은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는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WP)가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터트린 이후 줄곧 침묵해오다가 이날에야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지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날 부통령 러닝메이트 티켓 반납 소문을 일축한 마이크 펜스에 이은 것이기도 하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박홍규 기자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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