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코 앞에 둔 현대자동차 노사가 12일 '끝장 교섭'에 들어가며 '파국이냐, 타결이냐' 갈림길에 섰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위원장이 참석하는 27차 임금협상을 재개했다. 지난달 28일 협상 중단 이후 14일 만에 열린 것이다.

노사는 이번 교섭에서 2차 잠정합의를 시도하고, 실패할 경우 다시 파업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노조가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일정을 논의하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속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고용노동부는 예고한 대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공산이 크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해당 노조는 30일동안 파업이 금지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받아야 한다.

노조는 긴급조정권 발동 시 그룹 계열사 노조는 물론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연대해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노사 갈등에 이어 노정 대립 구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까지 노조의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 등으로 생산차질 규모가 14만 2000여 대에 3조 10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노사 모두 자율 해결이 아닌 강제 타결은 사태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이날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 24일 임금 월 5만 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으나 78.05%의 조합원 반대로 부결됐다. 

권승혁 기자 gsh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