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박근혜 복심' 전여옥 밝힌 '박근혜 대통령 되서는 안될 이유'
한때 '박근혜의 입'으로 불릴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2012년 출판한 'i 전여옥'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에는 당시 박근혜 의원이 왜 대통령이 될 수 없는지, 또 되어서는 안되는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전 전 의원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또 되어서는 안 되는 후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이른바 인문학적 콘텐츠는 부족했다. 신문기사를 보고 분석하는 능력이나 해석하는 깊이 같은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매우 성실하고 자기가 맡은 일에 대단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장점도 있었으나 그 장점이 때로는 '강고한 원칙', '한 치 여유도 없는 답답함'으로 내게 다가왔다"고 술회했다.
권력의지 부분에 있어서 "나와 박근혜 의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나는 '정권 교체'만 되면 OK였으나 그녀는 그 이상을 원했다. 그녀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했다. (중략) 박근혜의 권력 의지는 대단했다. 나는 그녀를 관찰하면서 아 저렇게까지 대통령이 되고 싶을까 싶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권력이란 매우 자연스럽고 몸에 맞는 맞춤옷 같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생활필수품이라는 것을 말이다"라고 피력했다.
또 그는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My party)'이었다.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My country)'이었다.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이 여긴 '나의 국민(My people)'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My house)'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 즉 '마이 패밀리스 잡(My family's job)'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전 의원은 최고 지도자의 덕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네 가지 사례를 들어가면서 당시 박근혜 의원을 비판했다.
첫 번째는 지적 능력을 꼽았다. 지도자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전 의원은 이회창 의원 댁을 방문했을 때 서재를 본 일이 있는데 "서재를 둘러보던 나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나는 이회창 의원이 대권후보로서 얼마나 많은 독서를 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박근혜 의원의 서재는 날 감동시키지 못했다. 서재라고 부르기도 좀 그랬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는 설득 능력을 꼽고 있다. "정치는 말과 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인식 세계는 그가 구사하는 언어의 영역을 넘지 못한다"면서 "박근혜는 늘 짧게 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오만의 극치'…. 그런데 이런 단어는 간단명료하지만 그 이상이 없다"고 질타했다. 전 전 의원은 "국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뭔가 깊은 내용과 엄청난 상징적 비유를 기대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쳤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아이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세 번째는 순발력을 꼽았다. 전 전 의원은 "나는 다음 대통령의 매우 중요한 자격 중의 하나가 순발력이라고 생각한다. 일초를 다투는 위급한 순간에 수많은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해서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네 번째는 따스한 인간미를 꼽고 있다. 전 전 의원은 "인간에 대한 낙천적인 생각을 하고 가족에 대한 애정과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줄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정치는 속되게 표현하면 사람장사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자신도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는 너무 어둡다. 사람에 대한 따스함이 없다"고 질타했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