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재 고위 외교관 선임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일가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호찌민 한국 총영사관의 김재천 영사는 14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와 박노완 현 호찌민 총영사의 임명 과정이 석연치 않고 논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영사는 지난 2013년 6월 외교부가 외교업무 경험이 없는 민간인 출신 전 전 대사를 임명할 때 이력서도 갖고 있지 않는 등 검증 과정이 허술했다고 말했다.
김 영사는 “(외교부에서) 오히려 저한테 그분이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봤다”며 “민주평통 이력서를 보내줬다”고 회상했다.
전 전 대사는 베트남 현지법인인 LG비나케미칼 법인장을 지냈으며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회장과 민주평통 호치민지회장을 지냈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민간인 출신으로 대사에 임명돼 화제가 됐으며 올해 4월까지 근무했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 전 대사 임명 과정에 최순실 씨 일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순득 씨가 거액을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외교행낭이 이용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 전 대사는 최 씨 자매와는 알지 못하고 대사 임명 과정은 자신도 몰랐다고 반박했다. 장 씨와 인연에 대해서는 ‘안면이 있는 정도’라며 사업을 도와주거나 후견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재천 영사는 박노완 총영사의 임명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영사는 “2014년 12월 다른 대사관에서 공사하는 분이 내정돼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총영사 부임과정 연수를 하고 있었다”며 “그분을 밀어내고 올 정도로 센 백은 외교부 백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영사는 박 총영사가 베트남 대사관에서 전 전 대사와 함께 공사로 일하다가 2015년 4월 호찌민 총영사를 맡았다며 장 씨를 도와주기 위해 박 총영사를 임명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총영사는 한 매체에 “2015년 춘계공관장 인사 때 베트남 전문가로서 호찌민 총영사에 지원했다”며 “장 씨를 본 적이 없고 김 영사의 인터뷰 내용은 음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호찌민 교민사회에서는 오히려 김 영사와 전 전 대사, 장 씨가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김 영사에 대해 개인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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