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개헌안 국민투표가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마테오 렌치 총리가 패배를 인정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탈리아 내부무는 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투표가 종료되자 찬성 39.68%, 반대 60.32%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율은 68%였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의 방송사들 역시 자체 조사를 통해 반대 측의 승리를 예상했다.
해당 개헌안의 골자는 상·하원에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 현행 헌법을 고쳐 상원의원 수를 줄이고 중앙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렌치 총리는 이날 연설을 통해 "(개헌)반대가 아주 명백히 이겼다"면서 "실패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 그는 "정부에 대한 내 경험은 여기가 끝"이라고 덧붙였다.
극좌파로 알려진 야당 오성운동(M5S)는 이번 개헌안이 중앙 정부에 과도하게 권한을 집중에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보고, 렌치 정부에 대한 정치적 심판기회로 부결 운동을 적극 진행했다.
투표에 앞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렌치 총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이탈리아 북부의 투표율이 남부에 비해 많을 것이라 예상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이탈리아 남부는 북부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국민투표에서는 북부는 물론 남부까지 투표율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부결은 포퓰리즘 성향, 반(反) 이민을 내세운 오성운동 승리라는 점에서 이탈리아에서도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에 이은 반기성 체제, 포퓰리즘 도래를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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