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 한석규의 ‘김사부식 제자 양성법’이 극의 재미를 이끌고 있다.
한석규는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한때 '신의 손' 부용주라 불렸지만 지금은 은둔생활을 즐기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극중 김사부(한석규)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지방의 작은 분원 돌담병원에 합류하게 된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와 윤서정(서현진), 도인범(양세종) 등과 함께 환자를 돌보면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한석규는 ‘잘난 제자’ 유연석과 ‘아픈 손가락 같은 제자’ 서현진, ‘흥미로운 제자’ 양세종을 각양각색 방식의 가르침으로 대해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자에 따라 챕터별로 나눈 ‘김사부식 제자 양성법’을 분석해봤다.
# 잘난 유연석에게는 더 센 '독설'
김사부는 의대와 보드를 전국 수석으로 패스한 수재 의사 강동주에게 호된 가르침으로 매회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강동주를 향한 김사부의 매서운 일침들은 강동주가 돌담 병원에 온 날부터 쏟아졌다.
특히 김사부는 배경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며 결국 돌담병원을 나가려고 결심한 강동주에게 “정말로 이기고 싶으면 필요한 사람이 되면 돼. 남 탓 그만하고 니 실력으로”라고 조언했다. 동주가 과거 수술 실패 트라우마로 수술을 포기하려 하자 김사부는 “실패보다 사람 더 미치게 만드는 게 후회라는 놈이거든”라고 격려하는 대신 책임감을 깨닫게 했다.
그런가 하면 김사부는 강동주의 잘못된 자존심을 바로 세우기도 했다. 도인범의 어시스트가 된 강동주가 수술실에 늦게 들어가자 김사부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며 수술실에서 퇴출시켰다. 뿐만 아니라 김사부는 자신이 싫은 이유가 뭐냐고 묻는 강동주에게 동주가 아닌 그의 자격지심과 열등의식이 싫다고 하는가 하면, 의사로서 일하는 의미를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전해 동주를 또 한 번 성장하게 했다.
# 아픈 손가락 같은 서현진에게는 '채찍과 당근'
반면 김사부는 윤서정에게는 강하게 몰아붙이다가도 때때로 칭찬을 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김사부는 서정이 신경안정제 과다 복용으로 손목을 자해하자 재빠른 응급처치와 고난도 수술을 직접 하면서 손목을 회복시키는 데 힘썼다.
그렇지만 김사부는 수술 후 환자를 보겠다고 나선 윤서정에게 의료법과 정신보건법 조항을 거론하며 자격박탈을 통보했고 당분간 '오더리'로 지내게 하는 강력 조치로 엄벌했다.
이후 김사부는 인질로 잡힌 순간에도 꿋꿋하게 잘 버텨주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윤서정을 보면서 “야 윤서정 아까 잘했어. 잘 버텨줬다”고 무심하게 칭찬의 말을 던져 윤서정을 웃게 했다.
지난 8회에서는 김사부가 본인보다 제자 윤서정을 더 걱정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사부가 감사팀에서 윤서정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병력을 걸고 넘어지자 “나만 건드리는 걸로 하자고. 비겁하게 엄한 사람들까지 끌어들이지 말고”라며 경고했다.
# 흥미로운 제자 양세종에게는 '지켜보기'
도인범은 동주, 서정과 달리 특별히 김사부에 의해 지목돼 돌담병원으로 파견 온 인물이다. 인범이 돌담병원에서 등록되지 않은 의사로, 서정과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때마침 병원에 도착한 김사부는 자신의 호통에도 흔들림 없이 수술을 진행하는 도인범을 보고 의아해하는가 하면, 이후 인범에게 수술 시간 얼마나 걸렸는지 묻거나 인범의 손을 유심히 살펴보는 등 관심을 표했다.
이후 김사부는 거대병원 도윤완(최진호) 원장에게 아들인 인범을 돌담병원에 내려 보내라고 했고 인범은 돌담병원으로 파견됐다. 이어 김사부는 응급환자가 생기자 동주가 아닌 인범에게 집도하라고 지시했다.
게다가 김사부는 지각한 동주를 대신해 직접 인범 집도 수술에서 어시스트를 맡겠다고 나서면서 “원 껏 해봐. 어디. 오늘 진짜 니 실력 좀 보자”라고 인범 실력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인범의 수술 솜씨를 곁에서 지켜봤던 김사부가 향후 인범을 어떻게 단련시킬지, 김사부가 인범을 돌담병원으로 오게 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김사부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제자 강동주와 윤서정, 도인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떤 가르침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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