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에 본격 착수했다. 수명재판관을 정해서 준비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탄핵 사유는 모두 심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배보윤 헌재 공보관은 12일 "(박 대통령) 답변서를 제출받은 후 소장이 수명재판관을 지명해서 준비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헌재에 따르면 변론 시작 전에 재판을 준비하는 역할을 할 수명재판관은 다음주 중 주심 재판관을 포함해 3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20명 내외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탄핵심판 집중연구팀도 구성한다.
수명재판관들은 변론을 시작하기 전에 쟁점을 정리하고 당사자들간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배 공보관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는 준비절차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쟁점이 많아 준비절차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 9일 탄핵소추의결서를 제출하며 "헌법위반 5개, 법률위반 8개, 등장인물만 50여명에 달한다"며 "헌재가 빠른 결과를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배 공보관은 탄핵 사유를 선별해서 심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한 "헌재가 탄핵소추의결서의 핵심 쟁점을 선별 심리하면 신속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탄핵소추의결서에 청구된 탄핵심판 사유는 모두 심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일부만 심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준비 기일에 당사자들이 합의해서 중복되는 사안들을 모으는 등 정리할 수는 있지만 헌재가 일방적으로 '심리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배 공보관은 "핵심적인 사안만 판단하면 신속히 처리할 수 있지 않느냐 의견이 있다"며 "이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심리한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청구된 모든 사유를 심리해야 하기 때문에 결론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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