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돌아온 요정들...S.E.S의 아름다운 동화 (종합)

입력 : 2016-12-31 11: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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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 기다림 속에 무대에 오른  '원조요정' S.E.S의 모습은 14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S.E.S는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Remember,the day를 열었다.

인트로 영상이 끝난 후 순백의 의상을 입은 멤버들이 등장했다. 이어서 정규 2집 타이틀곡 'Dreams come true'가 바다의 청아한 목소리를 타고 흘렀다. 노래가 끝난 직후 정규 3집 타이틀곡 'Love'가 이어졌다. 바다의 파워풀한 고음과 슈, 유진의 안정적인 목소리는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S.E.S 특유의 밝고 상큼한 분위기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

이어 흐른 '꿈을 모아서'는 밴드 버전의 편곡을 거쳐 더욱 따뜻하고 희망찬 기운을 선사했다. 곡의 중반부를 지나며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 또 한번 터져나온 바다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동시에 S.E.S의 이름을 외치게 만들었다.
  


멤버 한명의 개인 인사가 끝날때마다 객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바다는 시작부터 눈물을 글썽거리는 유진에게 "오늘 우리 절대 울지 말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진은 "오늘 우리는 로보트가 되기로 했다. 그런데 보라색 야광봉을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슈는 "20년전 같이 일했던 매니저와 스탭분들이 이 자리에 왔더라. 마치 타임머신을 보는 것 같다"며 추억을 되살렸다. 멤버들이 간단한 인사를 마친 후 바다는 "이제부터 저희들의 'Remember,the day'가 펼쳐진다"며 본격적인 시작을 예고했다.
 
'감싸안으며'와 'Unh~Happy day'가 흐르자 팬들은 "사랑해요 ooo"라고 멤버들의 이름을 불렀다. 'Unh~Happy day'에서는 댄서 없이 세명만이 무대에 올랐다. 바다는 관객들에게 노래를 함께 부를 것을 유도하며 점점 공연에 빠져들었다.




어린 아이가 S.E.S를 만나며 즐거워하는 두번째 영상이 끝난 후 S.E.S는 앞서 선보인 세 곡과는 검은색 가죽 의상을 입고 나타난 이들은 매혹적인 분위기의 곡 '느낌'을 불렀다. 바다는 댄서와 함께 섹시한 안무를 선보였고, 유진과 슈 역시 부드러운 웨이브로 분위기를 달궜다.
 
이어서 데뷔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에 수록된 'Candy Lane'의 무대가 최초로 공개됐다. 감미로운 보사노바풍의 연주와 지팡이를 이용한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빛났다. 휘황찬란한 조명과 전체적인 그림은 마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연상케하며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Candy Lane'을 마치고 팬들과 다시 인사를 하는 순간 이들은 벅찬 숨을 내쉬며 꽉찬 무대의 여운을 나타냈다. 잠시 딸 쌍둥이를 찾는 슈를 보고 바다는 "한국 최초로 여자 아이돌 가수가 결혼 후에 아이 앞에서 공연 하는 것을 보고 있다. 정말 대단한것 같다"고 이번 콘서트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슈는 "정말 꿈같다. 꿈에서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팬들을 향해 "밤샐까?"라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토크가 끝난 후 멤버들은 잔잔한 리듬에 맞춰 'Kiss'와 'Show Me Love', 이수만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발라드 '그대로부터 세상 빛은 시작되고'를 노래했다.
 
콘서트 중간 중간 흐른 다양한 영상은 과거의 추억이 묻어나는 여러가지 코드로 재미를 안겼다. S.E.S.의 CD를 듣고 브로마이드를 모으며 학창시절을 보낸 소년은 어느덧 직장인이 됐다. 팬들은 자신의 추억 속 시간에 함께 있었던 S.E.S를 보면서 흐뭇해했다.
 
이어서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리메이크 버전이 펼쳐졌다. 또 S.E.S에게 '요정' 별칭을 붙게 한 'Oh,My Love'와 데뷔곡 'I'm your Girl'의 전주가 나오자 팬들은 가장 큰 함성을 지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Just A Feeling'에서는 공연을 즐기면서도 좀처럼 격한 기분을 드러내지 않았던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데뷔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타이틀곡 '한 폭의 그림'은 트렌디한 사운드와 역동적인 안무가 돋보였다. 'Birthday' 역시 감각적인 비트를 타고 흐르는 이들의 달콤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20년이 지났음에도 어색함이나 이질감을 찾아 볼 수 없게끔 하는  S.E.S의 진가가 빛났다.
 
바다는 "드디어 신곡으로 인사를 드린다. 여러분과 있는 이 순간이  '한 폭의 그림' 같다"고 말했다. 슈는 "이번 앨범에 11곡이나 있다. 거짓말 하지 않고 정말 다 좋다. 조금 전에 들었던 'Rainbow' 너무 신나지 않냐"며 'Birthday'의 제목을 착각하는 귀여운 실수를 하기도 했다.
 
벌써 마지막 곡을 부르게 됐다는 바다의 말에 팬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멤버들 또한 "이제 중간 정도 온 것 같은데..."라며 시간이 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팬들은 잔잔한 발라드 '친구'를 처음부터 따라불렀고 콘서트의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갔다. 관객들은 '기억할게 S.E.S'가 적힌 카드를 들어 올리며 응답했다. 정해진 순서가 끝난 뒤에도 팬들은 계속해서 '앵콜'을 외쳤다.
  



유진은 신곡 'My Rainbow'에 대해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나중에 앨범이 나오면 꼭 들어봐달라"고 했고 슈는 "이 노래를 혼자 들을때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바다는 "연인들의 사랑을 그려낸 가사 내용이지만 여러분과 저희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슈가 "벌써 가야되냐. 마무리 멘트를 해야 되는 거냐...2016년 12월 30일 꼭 기억해주시고, 저희 막 돌아왔습니다"고 하자 팬들은 다시 환호를 보냈다. 19번째 곡 'Long Long Time'과 '너를 사랑해'가 시작되자 팬들의 '떼창'은 더욱 커졌다. 

바다는 "이 순간을 있게끔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며 공연 준비를 한 스탭들과 매니저에게 공을 돌렸다. S.E.S는 "이제 정말 마지막 시간이 왔다. 모든 콘서트의 패턴이 끝났다"며 작별의 인사를 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지금까지 S.E.S 였습니다"라는 말이 끝난 후 신곡 'Remember'가 공개됐다.

무대 뒤로 S.E.S 멤버들의 사진이 슬라이드 형식으로 지나갔고 멤버들의 목소리는 공연장을 깊게 울렸다. S.E.S와 2천명의 팬들이 함께 한 'Remember'는 아름다운 막을 내렸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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