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 "이성경과 키스신 주변반응?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냐'"(인터뷰)

입력 : 2017-01-19 17: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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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워너비 남친'으로 등극한 남주혁.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는 풋풋한 첫사랑, 절친들과의 치맥파티, 학업 혹은 운동에 대한 열정 등 캠퍼스의 낭만을 예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극 중 청춘들은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사소한 것을 고민하면서도 함께 까르르 웃으며 '힐링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극 중 남주인공 수영부 에이스 정준형을 연기한 24살의 남주혁은 김복주(이성경)와 알콩달콩한 사랑을 그려내며 여성팬들의 '워너비 남친'으로 등극했다. 이번 작품과 함께 지난 1년 간 '치즈인더트랩',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까지 바쁘게 달려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남주혁을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첫 미니시리즈 주연이다. 기쁜 일이지만 적은 경력에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A.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건 혼자였을 때뿐이었다. 감독님이나 작가님, 다른 배우들과 현장에서 뭉치니 그런 불안함은 날아갔다. 현장에서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더라. 안길강, 장영남, 최무성 등 베테랑 선배들이 리허설때도 잘 맞춰주시고, 감독님과도 의견 많이 나눠서 막상 촬영은 재미있었다.
 
Q. 첫 주연작이라 이 작품을 선택할때 심사숙고를 거듭했을 것 같다.
 
A. 전혀 반대다. '달의 연인' 끝나자마자 '역도요정 김복주' 대본을 읽었다.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정준형은 날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자신감이 들었고, 고민도 없었다. 또 양희승 작가가 집필했다는 사실에 망설임은 한 치도 없었다.
 
Q. 과거 '후아유-학교 2015'에서도 수영선수였다. 수영 실력이 늘었을 것 같다.
 
A. '학교 2015'보다 수영하는 모습이 많다보니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촬영 초반에는 함께 수영하는 선수들 뒤따라가는 수준이었는데, 나중에는 내가 맞춰갈 수 있게 되더라. 그런데 겨울이라 좀 추워서 힘들긴 했다. 감기도 살짝 들어 고생하기도 했다.
 
Q. 이성경과 연인사이로 나온다. 같은 소속사인데 애정신이나 키스신 찍을 때 어색하지 않았나.
 
A. 주변에서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냐'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지만 오히려 도움이 됐다. 사실 복주와 준형의 러브라인이 늦게 나온 편이다. 그때까지 캐릭터간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온 상태였기 때문에 애정 연기할 때는 어색함이 확실히 적었다. 키스신때도 마찬가지였다.
 
Q.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이던 작품이었다. 달달한 모습은 물론 코믹한 장면도 많이 만들어냈는데.
 
A. 처음에 준형이가 복주를 알아보고 운동장에서 "하이 뚱!" 인사하며 뛰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서 나는 별로 안웃겼는데 성경이 누나가 엄청 웃었다. 그래서 NG가 많이 났다. 이 밖에도 준형이가 자동차 때문에 튀는 빗물을 막으려 복주를 방패 삼는 장면, 술취한 복주를 마트 카트에 구겨넣고 끌고가는 모습, 놀이동산에서 복주에게 끌려다니던 기억 모두 즐거웠다.
 
Q. 그런데 정준형이 마냥 즐겁기만 한 캐릭터는 아니다. 가족의 아픔을 숨겨왔는데 그 부분이 너무 후반에 나와 캐릭터의 입체감이 살짝 묻힌 감이 있다.
 
A. 촬영 중간에 준형이의 트라우마를 조금 더 깊게 다뤘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 그런데 작가가 준형의 트라우마의 시작과 끝을 한 번에 관통해주시더라. 오히려 훨씬 더 몰입하기 쉬워서 아쉬웠던 마음도 한 번에 털어놨던 것 같다.
 
또 그때 눈물을 쏟아냈는데, 댓글 반응 보니 '연기 늘었다'는 칭찬이 많더라. 임팩트가 있긴 했던거 같지만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더라. 아직 그런 칭찬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Q. 드라마 배경이 청춘들의 캠퍼스다. 정준형이 아닌 남주혁의 청춘은 어떤가? 부럽지는 않은지?
 
A. 일과 일과 일과 일로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좋다. 허투로 20대를 보내고 싶지 않아 시간이 빌때마다 내 청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늘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청춘을 잘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20살때는 캠퍼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을 꼭 갔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도 좋지만 어릴때부터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이 더 컸기 때문에 캠퍼스 로망은 사라진 편이다. 지금은 행복하다.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Q. 배우 이전의 모델 경력까지 치면 꽤 오래 연예계 생활을 했다. 슬럼프가 온 적은 없는지?
 
A. 당연히 있다. 학창시절에는 농구 선수도 했기 때문에 슬럼프 같은 걸 비교적 일찍 겪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더 깊이 파고들고 벽을 넘으려 도전한다. 어릴때는 도망간 적도 있는데, 지금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슬럼프도 나중에 보면 아무것도 아닐거라 생각하면 더욱 일에 집중할 용기를 얻게 된다.
 
음악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틈만 나면 노래 듣는다. 가사를 곰씹는 걸 좋아해서 이적 노래 거의 다 좋아한다. 윤종신의 '오르막길'이라는 노래도 자주 듣는다.
 
Q. 해온 역할들이 대부분 멋진 킹카들이다. 캐릭터의 다양화를 생각해볼 법 한데
 
A. 다 해보고 싶다. 특히 전쟁 군인 혹은 반항아 등 남자다운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싸이코패스도 좋다. 해온 역할 대부분에서 착한 미소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반전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아니 보여드려야 한다. 다만 아직까지 외모를 활용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오기는 하는데, 경력이 일천하다보니 가리지 않고 덤비는 편이다.
 
Q. 그럼 배우로서 닮고 싶은 인물이나 롤모델이 있나.
 
A. 개인적으로는 작품을 보고 그 안의 배우를 찾아보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시도때도 없이 바뀌는데 최근에는 '신비한 동물사전'의 에리 레드메인이다. 레드메인에게는 독보적인 순수한 매력을 느꼈다. 겁많은 순한 양 같기도 한데 또 할 말은 또박또박 하더라.
 
남주혁은 인터뷰 내내 다채로운 표정을 지었다. 정준형 같은 장난꾸러기가 보였다가도 순식간에 손깍지를 끼고 진지한 모습으로 돌변했다. '무한도전'의 광팬이라는 그는 인터뷰 말미 프로그램이 7주간 결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말을 잊고 입만 벌리고 있었다.
 
기분에 따라 얼굴이 다채롭게 변하는 모습은 배우로서 장점이, 반대로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작품에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는 배우라면 장점 쪽에 가깝다. 남주혁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한 만큼 그의 차후 행보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 하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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