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린'이 달라졌다.
휴 잭맨의 마지막 출연이라며 제작 초기부터 떠들썩했던 영화 '로건'.
지난 1일 선보인 이 작품은 팬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그가 '울버린'의 대미를 장식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강하지 않기 때문. 오히려 인간미 넘치고 매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 히어로의 고정관념도 훌쩍 뛰어넘는다. 또 영웅물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서부영화와 로드무비를 섞어놓은 듯한 클래식한 분위기는 시종 황홀하고 짙은 여운마저 안긴다. 특히 지난달 열린 베를린영화제에서 '로건'은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돼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는데 이 작품 안팎을 집중 분석해봤다.
정체 숨기며 택시기사로 생계 유지
돌연변이 아닌 인간의 삶 살다
자신 닮은 소녀 지키려 대결 감행
영웅물답지 않은 쓸쓸한 분위기
울버린표 '웨스턴무비' 탄생
베를린영화제 상영 때 기립박수
돌연변이 명칭 버리고 인간 본래 이름 되찾아
스토리는 단순하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능력을 잃어가는 돌연변이 로건(울버린)은 멕시코 국경 근처의 은신처에서 병든 프로페서X를 돌보며 살아간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려 했던 로건은 한 집단에게 쫓기는 자신을 닮은 돌연변이 소녀 로라를 만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건 대결을 감행한다.
이에 반해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작품 제목을 다른 '엑스맨' 시리즈 제목 뒤에 자주 들어갔던 '울버린'이 아닌 '로건'만으로 지은 이유도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 때문. 로건은 울버린의 또 다른 이름으로, '울버린'이 돌연변이 명칭이라면 '로건'은 그의 인간 본래의 이름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로건'은 힐링팩터(자가 치유) 능력을 잃고 상처입고 지친 로건의 인간적 모습을 그려 기존 '울버린' 시리즈에선 볼 수 없는 고독하고 감성적 분위기가 극의 전반을 뒤덮는다.
엑스맨 캐릭터 결합한 '울버린표 서부영화'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이런 분위기를 '웨스턴 무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서부영화에 나오는 광활하고 흙먼지 날리는 황무지는 쓸쓸함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배경이다. 또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은둔하며 사는 로건은 아이언맨이나 닥터스트레인지 등 다른 슈퍼히어로들처럼 부자도 아니다. 택시기사로 생계를 유지한다. 이런 작품 배경과 인물 설정은 초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보다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처연함이나 쓸쓸함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결과적으로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 캐릭터를 웨스턴무비와 절묘하게 결합시켜 '울버린표 서부영화'를 탄생시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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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탄생: 울버린'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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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