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사물함에서 발견된 2억여 원의 현금 다발은 최유정(47) 변호사의 것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자신의 대여금고에 보관 중이던 2억원을 구속되기 직전에 성대에 재직 중인 남편 A교수(48)에게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묻지는 않았지만 '그 수임료구나'라고 생각해 은행 계좌에도 넣지 못하고 있다가 1월 초 아내의 1심 선고가 난 뒤 2월 16일 사물함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현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한편, 구속 수감 중인 최 씨는 이 2억여 원의 출처를 모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변호인은 이날 "최 씨가 '우리 부부와 전혀 관련 없는 돈'이라고 했다"면서 "최 씨는 가진 재산을 모두 압류당해 그만한 돈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난달 17일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법질서를 향한 불신을 주고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죄하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최 씨는 "구치소에서 약자나 힘없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과거 법조인이 될 때의 초심을 먼 길을 돌아 마주쳤다"며 "언제 사회에 복귀할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을 위해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처음 기소됐을 때는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내 이름이나 사진만 봐도 호흡이 곤란해져 사건의 심각성조차 알지 못했고, 스스로 사냥터에서 궁지에 몰린 사냥감 같다는 생각에 떨었다"며 "1심 판결 후 차분히 사건을 마주치면서 내 행동의 결과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 씨는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미리 준비한 의견을 변호인이 대신 법정에서 읽게 했다. 그는 변호인의 입을 통해 자신의 소회를 듣던 중 고개를 숙인 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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