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박민식·한동훈, 누가 되든 '권력 지형' 뒤흔든다

입력 : 2026-06-02 18: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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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부산 북갑 당선 여파 분석

상대 진영·내부 권력 핵심 영향
하, 전재수·정청래 입지 큰 도움
박, 국힘 당권파 권력 유지에 힘
한, 야 치명타·여 입법 독주 제동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뛰어든 하정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민식(가운데)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오른쪽) 무소속 후보. 정대현·이재찬 기자 jhyun@·연합뉴스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뛰어든 하정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민식(가운데)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오른쪽) 무소속 후보. 정대현·이재찬 기자 jhyun@·연합뉴스

6·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치 1번지’로 떠오른 부산 북갑 지역구가 향후 권력 지형을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 중 누가 이기더라도 상대 진영이나 내부 권력 지형 변화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친 하 후보가 3일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부산에서 유일한 민주당 의석을 수성하게 된다. 단순한 1석을 넘어 하 후보는 PK 지역에서 당의 영향력을 지킬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 후보 출마를 주도하며 지역구를 물려준 전재수 전 의원이 같은 날 부산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면 전 전 의원의 당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재직한 하 후보 사임을 재가한 명분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당권을 유지하는 데 하 후보 승리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 대표가 “(하 후보는) 삼고초려를 넘어 삼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시고 싶었던 인재”라고 말했듯, 인재 영입과 선거 전략에 대한 비판을 받게 되면 하 후보를 반박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뛰어든 전북도지사 선거 결과 등과 함께 하 후보 성적표는 당권 수호를 위한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하 후보 승리는 한동훈 무소속 후보와 국민의힘에도 악재다. 특히 ‘보수 재건’ 흐름을 탔던 한 후보는 당분간 보수 진영을 주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친한(친 한동훈)계도 국민의힘 안팎에서 반전을 꾀할 계기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승리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라 정치적 파장은 가장 클 전망이다. 다만 여론조사 3위를 굳힌지라 정치권에선 어느 정도 지지율이 나올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박 후보가 중도·보수 진영 표심을 흡수해 지지율 선두권인 한 후보 낙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보수 진영에서 박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지만, 제명 사태 후 걸림돌이 된 한 후보 국회 입성이 막힌다면 국민의힘 당권파에게 힘을 싣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여야 모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후보 제명을 주도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사퇴 요구뿐 아니라 한 후보 복당 추진 움직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성적에 따라 비판 강도는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

한 후보 당선은 여권이 ‘입법 독주’에 나서는 데 제동을 거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 한 후보는 ‘공소 취소’를 고리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동시에 비판해 왔고, 하 후보가 이 대통령 대리인으로 평가받은 만큼 당장 여당이 각종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 대표는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초등학생을 상대로 하 후보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 책임도 큰 만큼 책임론이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PK 지역 한 국회의원은 “결과뿐 아니라 표차도 향후 권력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치인들은 민심을 외면할 수 없다”며 “특히 한 후보는 북갑 선거에서 이기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복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