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부모 잃은 아이를 내세운 내용이 담긴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물매를 맞고, 결국 중단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영국 BBC 방송은 19일(현지시간) 부모 잃은 아이들의 감정을 이용한 CF를 방영한 맥도날드가 소비자에게 고소를 당해 광고를 중단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광고는 “아빠도 눈이 파랬어요?” “아빠는 축구를 잘 했나요?” 등 세상을 떠나 볼 수 없는 아빠가 궁금한 아이가 맥도날드 매장에 앉아 엄마에게 이렇게 질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엄마는 그런 아이에게 공통점이 별로 없었다는 답변을 했다. 눈이 파랗지도 않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축구를 아빠는 그리 잘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주문한 햄버거가 나오자 아이가 손에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가르키며 “그건 아빠도 좋아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광고를 본 소비자 150여 명은 영국 광고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들은 맥도날드가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의 상실감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몰상식한 짓을 했다고 지적했다.
SNS에서도 비판은 계속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나도 어린 나이에 아빠를 잃었다. 맥도날드의 광고는 나에게 고통을 준다. 그 엄청난 상실감을 햄버거 파는 데 이용한다는 사실이 역겹다"라고 말했다.
이에 맥도날드는 각 방송사에 광고 중단을 요청했다. 맥도날드는 성명을 내고 “광고가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준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한편 맥도날드 광고를 맡았던 외주업체는 이와 관련된 입장을 아직까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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