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7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올해 데뷔 4주년을 맞이한 이들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을 채비를 마쳤다.
방탄소년단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미니앨범 'LOVE YOURSELF 承 'He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DNA'를 비롯해 총 11곡이 수록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앨범 음원 오픈 전에 앞서 'DNA' 뮤직비디오가 최초로 공개됐다. 도입부터 나오는 휘파람 소리와 EDM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멤버들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파워풀한 래핑, 격렬한 퍼포먼스가 영상을 빈틈없이 채웠다.
■ 새로운 세계관의 첫 번째 시작, 청춘의 사랑과 통합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청춘들이 느끼는 고민과 갈등을 담아낸 '화양연화' 시리즈로 자신들만의 뚜렷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에도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랑의 시작이라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담아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이 전달하고자 하는 '사랑'은 소년의 개인적인 경험 뿐만 아니라 사회에 보내는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도 가지고 있다. 여느 아이돌 그룹에 비해 진중한 가사와 스토리텔링을 선보여온 방탄소년단의 특별함이 돋보인다.

랩몬스터는 이날 "'화양연화'와 '윙스' 시리즈를 새롭게 잇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에게 하나의 분기점이 될 앨범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조심스레 기대감을 나타냈다.
'러브 유어셀프'는 기-승-전-결의 총 네 단계로 구성됐다. 슈가는 "우리의 음악에 확 몰입하자는 느낌을 주기 위해 '承'을 첫 번째로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러브 유어 셀프' 시리즈의 활동 순서는 이미 대부분 정해졌다"고 덧붙였다.
랩몬스터는 "스마트폰이나 SNS의 영향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우리도 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고 아직 해답도 찾지는 못했지만, 기승전결 시리즈로 그것을 찾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슈가는 "데뷔 초에는 주어진 콘셉트를 소화하는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방탄소년단의 생각과 메시지가 들어있는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 타이틀곡 'DNA' 일렉트로닉 팝+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더 경쾌해진 방탄소년단
'DNA'는 풋풋하고 패기 넘치는 청춘의 사랑을 표현한 곡이다. '우리 둘은 태초부터 운명적으로 얽혀 있으며 DNA부터 하나였다'는 주제를 나타냈다. 이전 히트곡 'Not today', '피땀 눈물', '불타오르네' 와 비교했을때 조금 더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노래는 일렉트로닉 팝과 어쿠스틱한 기타사운드가 어우졌다. 특히 한번 들으면 계속해서 귓가를 맴도는 휘파람 소리가 인상적이다.
랩몬스터는 "'DNA'에 팝 드랍 비트를 과감하게 사용했다"며 "기존 K-POP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시도"라고 특징을 전했다. 그는 곡에 흐르는 휘파람 소리에 대해 "나와 정국이가 직접 불었는데, 누구 것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제이홉과 정국은 'DNA'의 포인트 안무를 살짝 선보이기도 했다. 제이홉은 "안무의 이름은 팬들이 직접 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슈가는 다리를 바닥에 끄는 듯한 동작에서 떠오른듯 "'발바닥에 껌 붙은 춤'으로 하면 어떨까 싶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즐겁게 끌어올렸다.
일렉트로닉 팝 듀오 체인스 모커스와 협업한 'Best of Me'도 관심을 끈다. 체인스 모커스의 앤드류 타가트와 방탄소년단 래퍼라인인 슈가, 제이홉, 랩몬스터가 참여한 이 곡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에너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EDM 장르다.
그동안 '쩔어', '뱁새', 'Am I Wrong' 등을 통해 사회 문제를 솔직하게 풀어냈던 방탄소년단은 이번에도 '고민보다 GO'라는 곡으로 세태를 풍자한다. 슈가는 "요즘 세대들이 'YOLO', '탕진잼'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왜 젊은 층이 그런 말을 쓰는 지 고민 많이 했다"면서 "이런 점을 유심히 떠올리면서 '고민보다 GO'를 들으면 더 와닿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전세계가 주목하는 방탄소년단, 그들이 써내려갈 기록은?
이들은 지난 5월 22일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번 신보는 빌보드 수상 이후 발매하는 첫 앨범이기 때문에 그들을 향한 기대는 어느때보다 크다.
이를 증명하듯 이번 앨범은 지난달 25일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6일만에 105만장의 선주문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공개한 '윙스(WINGS) 외전: 유 네버 워크 얼론'보다 35만 장이 증가한 수치다. 또 미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서 6일째 예약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슈가는 "이전보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고 해도 80만장 정도가 들어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의 해외 성적 목표는 항상 빌보드 'HOT 100'이었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워낙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있기 때문에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빌보드 'HOT 100' 공약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당황한 듯 이날 오후 8시에 진행되는 네이버 V앱 라이브에서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 '글로벌 날개' 단 방탄소년단,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팬덤, 대중성, 음악, 메시지, 퍼포먼스 등 아이돌 그룹을 평가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방탄소년단. 이제 아이돌을 넘어 K-POP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잡은 이들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민은 "이번에도 음원 차트 1위는 꼭 하고 싶다"며 "여러가지 시도에서 나오는 방탄소년단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번 활동을 조금 짧게 끝내서,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랩몬스터는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멤버들끼리 같이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방탄소년단만의 정체성을 찾는 음악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슈가는 "많은 선배들이 갈고 닦은 길을 방탄소년단이 잘 이어가고, 멋진 방향으로 가꿔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제이홉은 "매번 앨범이 나올때마다 떨린다"며 "항상 기다려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슈가는 "수치나 음원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承 'Her' 전곡은 이날 오후 6시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박찬하 기자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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