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민기-정소민, tvN표 현실 로맨스 통할까 (종합)

입력 : 2017-09-26 17: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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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포 세대의 민낯을 그린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현실형 로맨스'의 계보를 잇는다. 이 드라마는 '또 오해영', '호구의 사랑' 등 현실 로맨스물로 호평을 얻은 tvN의 야심작이다.

tvN 새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제작발표회가 26일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공익 근무 소집 해제 후 첫 브라운관 복귀에 나선 이민기를 비롯해 정소민, 이솜, 김민석, 박병은, 김가은, 박준화 PD가 자리했다.

■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는 건 금수저, 결혼도 먹고 살기위해하는 'N포 세대'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하우스푸어족 주인 남세희(이민기)와 '홈리스' 윤지호(정소민)가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한 집에서 살며 생기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기본 스토리만 보면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아둥바둥 일을 해도 집 한칸 얻기 힘든 청춘의 고민을 비롯해 경제적인 조건과 결혼 사이에서 갈등하는 커플 등 이 시대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자 한다.

이날 박 PD는 "대본도 좋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주셔서 재미있게 나올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기존에도 공감 코드가 있는 드라마를 많이 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박 PD는 '막돼먹은 영애씨', '식샤를 합시다' 등, 현실적인 면을 그려낸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얻었다.

그는 이후 출연 배우들의 캐릭터까지 직접 소개하면서 배우들을 멋쩍게 했다. MC를 맡은 박슬기는 "박준화 PD가 워낙 쇼맨쉽도 뛰어나셔서 이런 것까지 구상한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박 PD는 "결혼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나이인 88년생 윤지호와 결혼을 하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로 비춰질 수 있는 80년생 남세희의 조합을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그려겠다"며 "로맨틱 코미디 외에도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느낄 수 있는 문제를 담아냈으니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결혼은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코드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를 통해 결혼이 마냥 부담을 주는 제도가 아니라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림으로 나타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연애 제일 비혼주의자 마상구 역을 맡은 박병은은 "지금 우리 세대가 겪으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월세, 전세, 대출 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실제로 지금 배우들 모두 자신 명으의 집을 소유한 연기자들이 없어서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 공익근무 마친 이민기의 복귀작, 성추행 피소 사건 사과

남자 주인공 남세희 역을 맡은 이민기의 드라마 출연은 2012년 '닥치고 꽃미남 밴드' 이후 5년 여만이다. 지난해 8월 공익근무를 마친 후 1년 간의 작품 선정 기간을 거쳐 마침내 복귀했다. 이민기는 오랜만의 공식석상이 낯선듯 포토타임과 인터뷰 내내 긴장된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해 공익근무 도중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이미지에 흠집이 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이민기는 공익 근무 도중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내가 하는 일에 많은 책임이 항상 따른다는 것을 느꼈고, 매사에 신중하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복귀 소감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지만, 좋은 드라마에 합류하게 돼서 기쁘다"며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민기는 정소민과의 케미를 묻는 질문에 "조금 낯선 케미일 것 같다"며 "현재 촬영하는 부분이 서로 어색해하고 친해지기 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짧은 답변으로 인해 현장의 기운은 다소 무거워졌고 박슬기는 서둘러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다.

이민기의 상대 역을 맡은 정소민 역시 인터뷰 초.중반 동안 긴장한 듯 추상적인 답변을 주로 늘어놨다. 정소민은 극중 생계형 연애 포기자이자 드라마 보조 작가인 윤지호 역으로 분했다. 윤지호는 나이 서른이 됐지만 변변한 집도 마련하지 못한 현실에 씁쓸해한다.

정소민은 "윤지호는 대한민국의 서른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며 "나하고도 한살 차이 밖에 안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주변을 보면 직장 생활을 하거나,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친구들이 있는데 지호는 그런 꿈과 현실 사이에 있는 인물이라서 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민기와의 키스신에 대해서도 "항상 키스신을 찍을때는 서로 어색한 상황에서 찍게 되는 것 같다"며 "초반부터 그런 장면이 있다 보니까 조금 쑥쓰러웠고…내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며 얼굴을 붉혔다. 이후에는 조금 긴장이 풀린 듯 "다른 이유도 많이 있지만 박준화 PD가 너무 잘생겨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하는 등 유쾌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 지상파 드라마와 맞대결 선언한 tvN의 도전 통할까

tvN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부터 기존 월화 드라마 방송 시간인 오후 11시에서 90분을 앞당긴 9시 30분에 편성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이제 오후 10시때 방송되는 지상파 드라마와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작진은 이 같은 상황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PD는 "시간대가 바뀐 것은 나도 그저께 들어서 잘 모르겠다"고 한 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밤 11시에는 젊은 층이 많이 보지 않을까 싶었지만, 9시 30분 편성에는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열심히해서 tvN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 PD는 "사실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시청률 같은 수치보다 완성도적인 부분을 더 고민한다"며 "찍고 또 찍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률을 정확히 예측할수는 없지만 내 이전 작품인 '싸우자 귀신아'보다 잘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달콤하고 환상적인 로맨스물에서 벗어나 청춘의 현실을 담아낸 공감형 멜로 드라마로 자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음달 9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사진=CJ E&M 제공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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