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먹거리는 풍족해졌으나 균형 있는 영양 섭취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채소에 들어 있는 비타민 함유량은 1970년과 비교해 최대 2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 비료 사용이 늘고 토지가 황폐해지면서 채소 속에도 영양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 패턴도 영양 불균형을 야기하는 데 한 몫 한다. 농작물에 들어 있는 비타민의 양이 줄었다면 다양한 식품을 더 많이 골고루 섭취해야 하지만, 업무나 학업 등으로 바쁜 직장인들은 식사를 제 때 챙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건강관리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 '종합비타민'이다. 종합비타민 1알엔 필수 비타민이 다양하게 함유돼 있어 간편하게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종합비타민 중에는 최대한 천연에 가깝게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이러한 종합비타민은 식품으로 천연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과 조금이나마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그렇다면 보다 천연에 가까운 종합비타민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기본은 '원료'를 따져보는 것이다. 종합비타민의 원료는 크게 합성과 자연 유래 비타민으로 나뉜다. 화학 공정을 거쳐 인위적으로 제조된 합성비타민은 천연 영양소의 분자 구조만 본뜬 것으로, 영양 성분만 단일체로 존재한다.
반면 해조류, 아세로라 등에서 추출한 자연 유래 비타민은 천연 영양소와 형태가 비슷하고 영양 성분과 생리활성물질이 복합체를 이루고 있다. 비타민에 효소, 산소, 피토케미컬 등 여러 보조인자가 두루 갖춰진 것이다. 이러한 비타민 복합체는 우리 몸이 수월하게 흡수, 대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체이용률도 우수하고 체내에서도 보다 안전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100년 동안의 거짓말'의 작가 랜덜 피츠제럴드(Randall Fitzgerald)는 저서에서 "자연에서 얻은 물질에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생명력이 있다. 생명력이란 다른 성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얻어진다"며 자연 유래 비타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자연 유래 종합비타민인지 구별하려면 제품의 '원재료명 및 함량'을 보면 된다. '티아민', '비타민C'처럼 영양 성분만 표기된 것이 아니라 '아세로라 추출분말(비타민C 17%)'처럼 자연 원료와 영양 성분이 함께 적혀 있어야 한다.
자연 유래 종합비타 중에서도 '화학부형제'까지 일절 없는 제품은 더욱 안심할 수 있다.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히드록시프로필메틸셀룰로오스(HPMC) 등의 화학부형제는 종합비타민의 타블렛(알약) 제조 시 생산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가루 형태의 비타민 원료가 굳는 것을 방지하고 알약 모양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화학부형제는 단순 화학 성분으로 건강에 유익하지 않을뿐더러 부작용 우려도 있다. 식약처의 독성자료에 따르면 이산화규소 분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발적이나 통증 등의 자극이 유발될 수 있다. 시중 제품 가운데는 이러한 화학부형제 없이 무(無)부형제 공법으로 생산되는 무부형제 비타민도 있으므로 구입 시 참고하면 좋다.
무부형제 종합비타민 브랜드 뉴트리코어 관계자는 "천연을 선호하고 화학 성분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화학부형제 없는 자연 유래 종합비타민이 각광 받고 있다"며 "이러한 제품을 고르기 위해선 영양제의 상세 정보를 세심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mo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