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화두는 적폐청산

입력 : 2017-12-17 14: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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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올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대학교수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 34.0%인 340명이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했다고 17일 밝혔다.
 
파사현정은 불교에서 유래해 사회일반의 통용어로 자리잡은 말이다. 사악한 것을 깨닫는 것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므로 얽매이는 마음을 타파하면 바르게 될 수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파사현정을 택한 교수들은 새 정부의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길 주문하고 있었다. 권영욱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이전 정권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 되는 절차와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를 단절한 것은 '파사'이며 새로이 들어선 정권은 '현정'을 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먼저 진실을 명백하게 가리는 일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역시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나머지 사자성어 후보들도 '적폐청산'과 '개혁'이란 화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파사현정'의 뒤를 이은 사자성어는 '해현경장(解弦更張)'(18.8%)이었다. 

이를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정부가 거문고의 줄을 새 것으로 고쳐 매듯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행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 시민의 뜻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기보다 잡음을 내는 거문고의 줄을 바꾸는 '해현경장'선에 그쳤다"고 지적하며 이 사자성어를 선택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비설문조사로 추천위원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21개 중 5개를 골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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