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에서 실수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돼, 한 동안 주민과 관광객들이 공포와 불안에 떠는 소동이 벌어졌다.
14일 CNN 등 미국방송과 외신에 따르면 13일(하와이 현지시간) 오전 8시 7분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았다.
하지만 13분이 지난 뒤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HEMA)은 트위터를 통해 "하와이에 대한 미사일 위협은 없다"고 긴급 발표했다.
미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도 즉각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벤험 미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하와이에 어떠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않았다"며 "경고문을 잘못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이후 긴급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공격 오경보 발령은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이 작업교대 도중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빚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게 주지사는 "고통과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한다"면서 "시스템을 재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당국과 미군이 즉각 오경보를 정정했지만, 주민들은 지난달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해 대피훈련까지 실시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에 참가한 선수들도 오경보에 놀라 황급히 대피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골퍼 존 피더슨은 트위터에 "욕조의 매트리스 밑에는 아내와 아기가 있다"며 "제발 이 폭탄 위협이 진짜가 아니게 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경보 오발령 사태에 대해 즉각 보고를 받았다고 백악관 공보 담당 린제이 월터스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박철중 기자 c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