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이승비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미투)' 해시태그와 함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이날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또 한번 아픈 기억을 고백했다.
이승비는 "대사 연습을 하던 중 이씨가 온몸을 만졌다며 너무 무섭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떨렸다"며 그간의 상처를 기억했다.
앞서 이승비는 페이스북을 통해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린다"며 이윤택 전 예술감독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이승비는 "아주 오래 전 국립극장에 객원단원으로 뽑혀 실러의 '군도'를 각색한 '떼도적'이란 작품을 6개월 간 쟁쟁하신 선생님들과 연습을 하게 되었고, 전 메인팀인 A팀의 여자주인공 아말리아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슈가 되고 있는 그 연출가(이윤택)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 분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그 이유인 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다"고 했다.
이승비는 "당시는 CCTV도 없고 그는 그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다"면서 "(연출가 이윤택이)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행정실로 찾아가 모든 얘기를 전했지만 그 일에 관련된 얘기는 듣지도 않고, 원래 7대3이었던 공연 횟수가 5대5로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충격에 휩싸여 집에 오는 길에 응급실로 실려갔다"고 밝혔다.
이승비는 "그날 공연을 못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다.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빵꾸낸 이승비 배우라고"라며 고통스런 과거를 고백했다.
한편, 이윤택 예술감독은 이날 오전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다"며 "법적 책임을 포함한 그 어떤 벌도 받겠다"고 사과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