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조근현 감독, 사과 했지만 "글을 지워주길 바란다" 태도는 글쎄…

입력 : 2018-02-23 07:05:23 수정 : 2018-02-23 07: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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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현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유명 감독 성추행'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논란의 당사자는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인 것으로 밝혀졌다.

성추행 피해를 입은 신인 여배우 A 씨가 조 감독이 보낸 장문의 사과 문자를 공개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A 씨는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오후 3시 감독의 작업실에서 뮤직비디오 미팅 중 직접 들은 워딩'이라며 성희롱 발언을 폭로했다.

A 씨에 따르면 이날 약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미팅에서 조근현 감독과 뮤직비디오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것은 20분 남짓이고 나머지 시간은 조 감독의 조언을 가장한 음담패설과 뒷담화를 들어야 했다.

A 씨는 조 감독이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고 했다"며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냐. 오늘 말고 다음번에 만나자. 술이 들어가야 사람이 솔직해진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조근현 감독이 휴대폰으로 보낸 사과 문자도 SNS에 올렸다. 조근현 감독이 A씨에게 보낸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상황이 어찌됐든 그 미팅을 통해 상처를 받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 내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살아오면서 나름 좋은 가치를 추구했고, 누구에게 폐 끼치는 걸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인데 누군가에게 이렇게 상처를 준 셈이 되었으니 무척 괴롭다. 영화라는 생태계 밖에서 영화계를 너무 낭만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현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길게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얘기로 들렸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예의를 갖춰 열심히 얘기를 했고, 당신의 얘기를 듣지 못한 게 아쉬워 한번 더 만나길 바랐고, 그조차도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고 여겨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음이 상해 글까지 올린 걸 보면 그 자체로 괴롭고 내 잘못이 크다. 다시 한번 사과한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 글을 지워줬으면 한다. 영화가 개인 작업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포함된 까닭에 내 작은 실수가 영화를 깎아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해당 오디션은 현재 상영 중인 영화의 오디션이 아닌 조근현 감독의 다른 프로젝트인 것으로 알려진다. 제작사 대표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조 감독을 홍보 활동에서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조 감독은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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